워싱턴 가정상담소 50주년 기금 모금 행사가 9월 29일 타이슨 코너에 위치한 리츠칼튼 호텔에서 160여명의 손님들을 모시고 성황리에 끝이 났습니다. 힐링을 위한 50년의 세월을 응원해 주기라도 하듯 왕림하신 내객 한분 한분들의 얼굴에 활짝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며 몇달동안 잠을 설치며 준비했던 행사가 새삼 뜻깊어지는 저녁이었습니다.
1974년부터 시작된 가정상담소가 힐링을 위한 디딤돌을 만드는 50년을 보냈다면 이제 앞으로 다가오는 50년은 힐링을 향한 50년이 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힐링을 향한 50년이란 무엇일까요? 워싱턴 가정상담소는 힐링이 되어야 할 중심에 가족이 있다고 봅니다.
그 가족 구성원들의 오해와 분열을 일으키는 소위 ‘세대간의 차이’의 핵심에 개인중심적 세계관에서 바라보는 감정에 대한 접근 방법의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즉, 한국 고유의 정서에 대한 개인중심적 서구식 상담이론에서 오는 이해의 차이와 접근의 차이에서 오는 분열이세대간의 분열을 넓게 할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소수민족인 한인 정서 세계를 병리화 하는 것이 세대간의 차이에 핵심인 것이지요.
그래서 워싱턴 가정상담소는 앞으로 50년을 한국 정서를 서양적 개인주의에 입각하여 병리화시키는 미국의 상담문화에서 한국의 정서를 지키고 바로 알리는 수문장의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2020년 기록에서 말하듯 10만명이 되는 공식 상담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중에 82%가 백인이고 4%가 아시안계통입니다. 그나마 그 4%도 서구식 상담문화 교육에 의해 한국정서 문화를 깊게 생각하지 못했고 실제 상담에 적용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때 각 민족의 고유한 정서에 맞는 상담문화 정립은 단지 한국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과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2세 3세를 위한 상담 교육기관으로서 워싱턴 가정상담소는 한국인 뿐 아니라 서양인들의 미래 상담사를 길러내는 상담 인턴쉽 교육 센터로써 발돋움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정서에 맞는 상담 이론 및 기법 발전을 위해 연구 논문을 돕는 장학 사업도 시작하게 될것입니다. 또한 한국정서를 알리는 캠페인 사업도 주관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계획들은 가족과 개인이 살고 있는 문화 전반에 대한 변화와 상담 문화 재정립을 위한 필요 사항이라 하겠습니다.
외부적 요인에 대한 세대차이를 좁히는 동시에 개인및 가정에 대한 한국 정서 문화 재정립에도 가정상담소는 힘을 쏟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담을 좀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상담에 대한 교육 함양 및 서구 개인 보험에 맞춰 형성되는 상담 형식의 변화도 추구할 계획입니다. 45분 60분식의 시스템에서 한국 문화에 더 맞는 워크인 형식의 상담 시스템을 추진할 것입니다. 어릴적 한의사셨던 할아버지의 약방에 좁은 방에서 손에는 계란 몇개, 쌀 두세 줌, 그리고 닭 한마리를 갖고 옹기종기 모여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던 마을 주민들의 모습이 저에게는 한국 상담의 진면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약잿거리를 하얀 옷으로 정좌하고 앉으셔서 조심스레 작두로 잘라내며 골라내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저는 한국인 상담자들의 정신이 배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상담 시스템 뿐 아니라 한국 정서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해 섣불리 정신병원으로 입원을 시키거나 약물 처방을 먼저 권고하는 등과 같은 개인 뿐만 아니라 가정의 안녕을 위협하는 일들을 막고자 합니다. 또한 한국 정서를 이해하지 못해 너무 늦게 치료를 받게 되어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사례들도 막고자 합니다. 즉, 가정상담소는 한국 정서에 대한 서툰 해석으로 오는 섣부른 병리화를 막기 위해 한국 스타일의 워크인 클리닉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저희 할아버지의 한약방에 대한 예가 좀 낯설다면 아마도 감기 기운이 있음 찾아갔던 동네 약국을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문턱이 높지 않고 쉽게 안심하고 믿고 찾아갈 수 있는 동네 약국같은 가정상담소 클리닉,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안심 상담’의 핵심이라고 하겠습니다.
상담소의 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고 보험회사와의 이슈도 처리해야 하고 무엇보다 재정적인 문제가 있고 생각만해도 난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뜻이 있고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조금씩 한발자국씩 같이 해나간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 믿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들의 도움을 구합니다. 멀리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응원해 주셔도 좋고, 전화라도 한번 해주셔도 좋고, 재정적인 후원인이 되어주셔도 좋습니다. 약속이 약속으로만 끝나지 않도록 여러분의 응원을 기대해 봅니다. 한국 정서를 지키는 수문장이 저희 가정센터와 함께 되어주시기를 초청합니다. 문의 (703)761-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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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 테일러 워싱턴 가정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