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 갈 수가 없으니 쓴 만큼이 내 돈이다" 라는 말은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내가 벌은 돈을 다 쓰고 죽으라니요?
인생에 돈이 최고가 아니듯이 조심스럽게 쓰는 것이 최고의 행동인 줄 알고 사는 사람이 많은데 많이 번 사람이든 적게 번 사람이든 그렇게 살아야 올바르게 사는 거처럼 말을 하는 데는 다른 이유로 만들어진 말이겠지요. 못살던 시절을 보내며 열심히 일만 하며 모으고 아끼다보니 많은 세월이 지나서 써 보지도 못하고 후회하고 죽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얘기겠지요.
열심히 살다보니 벌었고 번 돈을 분수에 맞게 쓰다 보니 남아서 남겨 놓고 간다는 게 맞습니다.
우리는 작고 못사는 나라에서 고생하며 함께 일구어 살던 나라에서 신문지로 화장실에 다니던 시절이 얼마 안 지났습니다. 집안에서 어른에게서 눈과 귀로 듣고 배우고 학교에서 배운 게 있는데 못살던 세월이 얼마나 지났고 잘 살게 된 게 많은 세월이 되지도 않았습니다.
살아온 과정이 틀리고 길러준 사람이 다른데 비굴할 필요는 없지만 맞추어서 허황스럽게 살 필요는 없지요. 미국에 이민 와서 열심히 살던 사람 아닌가요.
어떤 사람은 허겁지겁 막 쓰면서 즐긴다고 하며 사는 사람도 봤습니다. 과거를 교훈삼아 더 보람되게 살 수가 없을까요. 벌은 대로 다 쓰고 어떻게 죽으란 말인가요. 죽는데도 준비가 필요하다는데 할일이 의외로 많을 겁니다.
우리는 원래 살아가면서 못 살아도 이웃집에 떡 나누어 주고 자식에게 희생하며 살아 온 걸 미덕으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이만큼 정 많게 잘 살고 있는 건데. 벌어서 아끼며 쓰다가 남으면 남기고 남은 사람이 쓰고 그렇게 사는 게 도리가 아닌가요.
소비가 미덕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제가 잘 돌아 가는 곳에서 경제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입니다. 부유하게 잘살던 사람들의 말입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절약이 미덕으로 알고 살아 왔습니다. 자기가 번 돈이라고 안 해 보던 온갖 사치하며 언제 죽을지 모르는 세월을 계산해서 다 쓰고 죽는 게 맞는 게 아닐 것입니다.
내가 벌면 내 돈인가요. 남이 못 번 돈 내가 갖고 있는 거지요. 혜택을 받은 거지요. 은혜를 받은걸 감사히 아끼며 살아야지요. 가까운 내 형제에게, 남에게 주고 남겨놓고 적당히 쓰다가 가는 거지요. 그렇게 야박하게 살다가 가야 하나요. 쓰기 위해 벌었으니 쓰다가 어렵지만 남은 것을 이웃에게도 같이 나누고 살기도 하고 남에게 도움을 주면 덕이 된다는데 누군가 쓰는 거겠지요.
돈에 관한 말은 제일 어렵고 함부로 말하기 힘든 말입니다. 말하는 사람도 하기 쉽지 않은 얘기를 하는 거지요. 그렇게 하고 싶다는 말입니다.
죽을 때 못 가져간다고 다 써야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볼 말입니다. 많이 번 사람의 돈은 남아서 또 세상에 도는 거지요. 자연스럽게 살던 거처럼 사치스럽지 않게 살다가 배운 대로 살다가 가는 거지요. 남에게 도움을 주어가며 덕 있게는 못살더라도 인색하지 않게 욕 안 얻어가며 살다가 가면 되겠지요.
올바르게 살다가 갈려고 학교에서 배우고 부모님께 교육받고 살아 가는 겁니다. 교회에 가서 좋은 말씀을 듣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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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혁 패사디나,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