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여성 환자가 심한 불면증으로 필자를 보러 왔다. 40대 후반에 시작하여 이후 점차 심해졌다고 하였다.
환자의 불면증은 일반적인 잠을 청 할때 생기는 어려움이 아니고, 자다가 어떤 이유에선가 자주 깨어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였다. 한마디로 환자의 문제는 잠은 잘 드는데 깊이 잠을 들 수 없는 것이다. 이 여성은 보통 9시 반에서 10시 사이에 잠자리에 간다고 하였다.
잠자리에 누우면 보통 10분 이내에 잠이 드는데, 대부분의 경우 자정이 넘는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부터는 여러 번 잠에서 깬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밤새 잠을 설치기 일쑤여서 아침이면 잠을 제대로 잔 것 같지 않다고 하였다.
환자는 하룻밤에 보통 5시간에서 6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한다. 하지만 완전히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을 시작해야 할 때는 전혀 기분이 상쾌하지도 않을 뿐더러, 매우 피곤하다고 하였다. 또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앞머리가 무거우며 머리가 지끈지끈 두통이 있으며, 입이 굉장히 말라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환자의 일상에서 보통 아침 시작부터 낮 사이의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워 직장 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었다. 환자는 우울감도 있어 상담도 받고 항우울증약 및 수면제로 사용되는 신경안정제도 시도해 보았다고 하였으나, 수면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았다. 환자의 다른 문제로는 잘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있었으며,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는 26.5 kg/m 2 정도의 약간의 과체중이 있었다. 필자는 환자를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ic study, PSG)를 받아보도록 의뢰하게 되었고, 검사 결과 환자는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음으로 판명되었다.
놀랍게도 환자의 무호흡-저호흡 지수는 매우 높았는데, 본 환자의 경우 매시간당 30회가 넘는(수면 중 환자의 호흡이 줄거나 완전히 멈추는 횟수가 매시간당 30회 넘는다는 의미),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을 가지고 있었다. 환자의 치료로 지속성 양압 호흡치료(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가 시작되었으며 이와 동시에 적절한 체중을 감량을 시키도록 하였다. 이를 통하여 환자의 수면무호흡증은 매우 효율적으로 조절될 수 있었으며, 더불어 환자의 심각한 불면증도 매우 극적으로 개선될 수 있었다.
불면증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실 가운데 하나는 환자가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이 수면 무호흡증을 교정하지 않고서는 결코 불면증이 호전될 수 없다는 점이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수면 무호흡증은 불면증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장질환 및 뇌졸중(중풍)을 유발하는 심각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수면 무호흡증의 적절한 치료 없이는 10년 사망률이 무려 35%나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불면증이 있다면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은 바로 수면 무호흡증의 유무 여부이다. 문의 (571)620-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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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