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사형집행실 폐쇄됐다...WA 사형제도 종언ⵈ왈라왈라 교도소 시설서 120년간 78명 처형

2024-09-1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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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라왈라 주립교도소의 워싱턴주 공식 ‘데스 체임버’(사형집행실)가 18일 영구 폐쇄됨으로써 지난 한 세기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워싱턴주의 사형제도가 실제로 종지부를 찍게 됐다.
데스 체임버 복판엔 독극물 주사를 놓기 위해 사형수를 묶어두는 테이블이 놓여 있고 천정엔 사형수의 유언을 전달할 마이크가 걸려 있다. 유리창 밖에는 가족과 기자 등 증인들이 앉을 의자가 두 줄로 배치돼 있다. 윗방에는 교수대가 설치돼 있고 그 위에는 사형수가 대기실이 있다.
이 데스 체임버에서 지난 1904년 이후 총 78명의 사형수가 처형됐다. 이들 중 75명은 교수형이었고 나중 3명은 독극물 주사방식이었다. 마지막으로 독극물 주사를 맞은 사형수 칼 코번 브라운은 2010년 9월10일 새벽 12시56분 숨을 멈췄고, 그 이후 데스 체임버도 기능을 멈췄다.
이날 데스 체임버 폐쇄 행사장에는 제이 인슬리 주지사도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인 인슬리는 지난 2014년 사형제도 잠정중지를 명령해 워싱턴주 극형폐지의 물꼬를 텄었다. 그 후 엎치락뒤치락 찬반논란 끝에 지난해 주 대법원의 판결에 이어 주의회가 사형제도 법을 폐지했다.
인슬리를 포함한 사형제도 반대자들은 이 제도가 흑인 등 소수계 인종에 비합리적으로 많이 적용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관련 인사들의 반발도 컸다. 밥 어터 대법관은 “인명을 자의적으로 빼앗는 사법제도에 몸담고 싶지 않다”며 1995년 사직했고, 왈라왈라 교도소의 마크 스턴 의료팀장도 더 이상 사형집행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며 2008년 사표를 냈다.
특히 1990년대 ‘그린 리버 연쇄살인범’ 게리 리지웨이가 당시 킹 카운티 검찰청장 놈 말렝 및 세리프국장 데이브 라이커트와의 형량협상을 통해 종신형을 선고받은 후 논란이 불거졌다. 확인된 살인만 49건을 기록한 흉악범이 사형을 면한다면 사형당할 죄인은 한명도 없다는 비난여론이 비등했다. 그후 연방하원 의원을 역임한 라이커트는 올해 워싱턴 주지사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민주당의 밥 퍼거슨 후보(현 법무장관)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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