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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리 타운 ‘총 쏜 경찰 감싸기?’ 논란

2024-09-18 (수)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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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리아 이씨 총격 사건 7주 지나도록 아무 조치 없어

▶ “검찰조사 중 행정휴직 처분 내릴수 없어” 주장 불구

▶ 2021년 뉴왁시에서 경찰 휴직처분 전례 있어

뉴저지 포트리 타운정부가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을 받아야 했던 빅토리아 이씨를 총격 사살한 경찰에게 사건이 발생한지 7주가 넘도록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으면서 한인사회 일각에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더욱이 포트리 타운이 “주검찰이 해당사건을 조사 중이기 때문에 타운정부는 행정휴직 처분 등을 내릴 수 없다”고 내세우고 있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경찰을 감싸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사고 있는 모습이다.


본보가 최근 수년간 뉴저지에서 발생한 경찰 총격 사건들을 조사한 결과, 뉴왁이나 트렌턴 등에서 근무 중 총격을 가한 경찰에 대해 주검찰 조사가 종료될 때까지 경찰 인사권을 갖고 있는 각 지방정부에서 행정휴직(administration leave) 처분을 내린 전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왁에서 지난 2021년 1월1일 발생한 출동한 뉴왁시 소속 경찰관이 근무 중 39세 남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다음날인 1월2일 로드 바라카 뉴왁시장은 “해당 경찰에 대해 주검찰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행정휴직 처분을 내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숨진 남성의 유족은 “비무장 상태임에도 경찰의 총격에 의해 사살됐다”는 주장을 폈지만, 해당 경찰은 사건 발생 2년만인 2023년 1월 열린 대배심에서 논란 끝에 기소되지 않았다. 다만 이 경찰은 검찰 조사가 끝날 때까지 행정휴직 처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22년 2월12일 트렌턴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비무장 상태의 29세 흑인 남성이 경찰에 의해 총격 사살된 사건에서도 당시 총격에 연루된 경찰 4명 모두 행정휴직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지난달 7월28일 사건 발생 두달 가까이 지나도록 이씨 사망을 야기한 경찰관에 대해 포트리 타운정부가 아무 조치도 내리지 않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는 평가다.
포트리에서 이씨에게 총격을 가해 사살한 토니 피켄슨 주니어 경관의 경우 어떠한 인사 처분없이 의료적 이유를 명분으로 직장인상해보험(Worker’s Compensation)을 받으면서 휴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본보 9월6일자 A1면 보도]

이에 대해 지난 5일 마크 소콜리치 시장과 폴 윤 시의원 등과 만난 포트리 주민 20여 명은 직장인상해보험을 적용받는 휴직의 경우 경찰 본인이 희망하면 업무복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검찰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근무에서 배제시키는 행정휴직 조치를 내려야한다고 요구했지만, 타운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행정휴직 처분 요구는 같은 날 오후에 열렸던 포트리 타운의회 회의에서도 이어졌지만 소콜리치 시장 등은 “주검찰의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주법상 타운정부는 어떠한 관여도 할 수 없다”며 거부 입장을 반복했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서 보듯 주검찰의 조사와는 별개로 지역경찰에 대한 인사 조치는 관할 지방 정부에서 내려왔다는 점에서 포트리 타운정부의 “권한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상 회피 목적이 크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검찰에 이씨 총격 경찰에 대한 인사 조치 가능 여부를 문의했던 한 인사에 따르면 “조사는 주검찰에서 맡지만, 경찰에 대한 인사 처분은 지방 정부에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본보에 전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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