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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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위선

2024-09-15 (일) 이근혁 패사디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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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애호가는 정말 동물을 위한 행동을 하는가. 진정 사랑해서 애호가라고 하는가.

나는 한국에서 살 때 개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잘 먹었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술안주에 개고기가 최고라고 하며 먹었다. 미국에 온 뒤 개고기는 말하기 힘든 단어다. 지금은 한국도 법으로 규제한다고 한다.

이제는 그들의 가족이므로 같이 살아가며 그들이 내 생활에 크게 영향을 준다. 가족이 개를 사랑하여 사랑으로 대하려 노력을 하는데 나에게 보이는 눈에는 아니다. 나의 마음은 사랑인데 그들이 하는 행동은 사랑이 아니다. 내가 편하고 나의 외로움을 그들이 옆에서 해소시켜 주는 인간의 위주로 그들을 변형시키며 같이 살고 있다.


짖지 못하게 목청을 없애고, 번식 기간에 아무 짓 못하게 거세를 시키고, 그들의 먹는 밥이 틀리다. 내가 무엇을 먹을 때 옆에 와서 애절한 눈초리로 쳐다보는데 그들의 먹이 외에는 아무것도 못주게 한다. 혼자 먹기가 미안하다.

개 팔자가 상팔자? 요사이 개 팔자를 보고 하는 말인데 개는 개답게 살아야 상팔자다. 어렸을 적 동네에서 우리가 먹다 남은 음식을 같이 먹어가며 식당에서 갈비 먹으면 남은 갈비뼈를 싸서 그들에게 정 있게 넘겨주며 개답게 기르던 시절의 개가 개다. 지금의 개는 인간의 사치품으로 인간의 외로움으로 위하는 척 기르는 인간의 위선 중의 하나다.

그들은 수천 년 인간과 같이 살아온 짐승이다. 수명도 짧고 그들의 야성이 있는데 인간의 편의에 맞추어 변형된 장난감이다. 인간의 추악하고 이기적이며 위선적인 삶의 도구일 뿐이다.  어렸을 적에는 기르며 같이 살던 개를 먹을 게 없을 때는 잡아 먹어가며 기르기 힘들어 버려진 개는 동네에서 돌아다니며 똥개라고 부르는 잡개도 태어나며 못살던 시절에 그렇게 살았다.

지금은 영양학적으로 그들에게 따로 밥을 주며 살아간다. 옛날에도 그들은 나름의 귀여움도 받아가며 그들의 일이 있었다. 쥐도 잡고 도둑이 못 들어오게 짖으며 집도 잘 지켰다. 개는 개같이, 사람은 사람처럼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의 일을 하며 사는 게 정상이다. 같은 종을 인간이 섞이지 않게 또는 새로운 종을 만들어 혈통이라고 족보를 만들어 기른다.

우리는 법을 지키며 살아야 하고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서 따르게 만들지 않으면 질서유지가 안돼서 필요하기는 하다. 인간이 인간을 변형하며 살아가듯 그들도 같이 변해간다.
동물도 그래서 우리의 식대로 고치고 만들어서 따르게 만들고 같이 산다. 집에서 기르는 동물은 하는 일이 틀리게 서로의 위치에서 따로 살았다. 필요로 할 때 일을 시키고 먹이로 쓰일 때는 먹이가 된다.밭 갈고 같이 고생하던 소는 시장으로 끌려갈 때 눈물을 흘리며 주인과 떠나는 걸 슬퍼하며 주인은 주막에 들러서 막걸리 한잔으로 그 인연을 풀며 우리 조상은 그렇게 살았다.

마음의 적적함이 같이 살던 동물과의 헤어지는 과정을 풀어 가면서 살았다. 우리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틀리게 행동하며 산다. 갈수록 우리는 위선으로 변명을 하며 새로운 우리의 변한 행동 양식으로  맞다고 하며 산다.

발달하는 문명으로 더욱 기교스럽게 발전하는 인간의 위선은 모든 게 나를 위하고 인류를 위한다고 하며 살고, 동물애호가 없이 세상이 되는 대로 살아갈 수도 없다. 질서를 만들어 우리에게 맞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사랑을 느끼고 베풀며 산다면 아프리카나 오지의 못사는 나라 한 끼 제대로 못 먹고 길가의 개천 물 떠먹으며 인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베풀고 사랑하는 마음을 그쪽으로 돌리고 그들은 우리가 살 때처럼 그들의 식과 우리의 식으로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인간의 위선을 줄여가며 현명하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불가능한 바람이다.

<이근혁 패사디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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