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버스터

2024-09-06 (금) 이중길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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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무엇이지
코끝을 땅속 깊이 묻고 흥흥거리는 짓
누가 몰라 돈 냄새를 맡으면
환장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너는 보았지

수많은 비난을 무시한 채
하얀 빛살의 보금자리에 둥지를 틀어
부정의 재물을 묻어 두고
사라져 버린 쥐새끼들의 냄새
미친 듯 파헤치는 앞발을 보듯이
노련한 네 뒷모습을 보았네

축적한 힘을 몽땅 쏟아 코에 걸치고
하얀 이빨을 보이며 으르렁
한 푼도 먹지 않았다며 비웃는
모습으로 사라진 안개
땅속 깊이 묻혀 있는 부정의 산실을
너는 알고 있지

너는 최고의 검사, 검붉은 피부에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뿜어내는
정의의 사자, 버스터
파거라, 땅을 힘껏 파거라
열리지 않는 보물섬을 너는 보았지
소리 없는 땅속을 파헤치면서

<이중길 포토맥 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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