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일), 뉴욕 다문화협의회(MCCNY)와 샨티 펀드(Shanti Fund) 그리고 뉴욕한인회(KAAGNY)가 공동 주최한 한국 광복절과 인도 독립기념일 합동 축하행사를 맨하탄 소재 뉴욕한인회관에서 가졌다.
이 8.15 합동 행사의 역사는 뉴욕 다문화협의회 회장 이소영씨가 뉴욕퀸즈한인회(KAAQ) 부회장으로 있을때 처음으로 북동 힌두사원과 한인봉사센터(KCS)의 김광석(현 뉴욕한인회장)대표가 합류하여 힌두사원문화센터에서 진행됐다.
다음해 베이사이드 공립 도서관에서 할때는 산티 펀드(Shanti Fund)의 리더 아르빈드 보라(Arvind Vora)와 이소영씨가 창(唱)을 사사받은 문옥주 선배님도 게스트로 초대했다. 그후 McGoldrick 도서관에서도 행사를 했으며 퀸즈 공공 도서관에서 ‘소영과 친구들’이 개인 자격으로 8.15 축하 행사를 여러번 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중단되었다.
그후 작년 8월 14일에는 뉴저지 청소년단체 주최로 맨하탄 월스트릿 인근 ‘황소상’ 앞에서 광복 78주년을 맞아 국기 게양식을 가졌다. 그날 김광석회장, 이소영회장과 함께 나도 초대를 받았다.
그날, 아담스 뉴욕 시장의 축사와 김광석 뉴욕한인회장의 인사말이 있었고 이소영씨가 미국 국가와 애국가를 불렀다. 또한 지난 5월 14일(일)에는 아시아 태평양계 미국인(AAPI)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맨하탄 6th 애비뉴에서 열렸던 퍼레이드를 위해 준비하고 그때 우리는 한복, 나는 두루마기 정장으로 꽃차에 탑승했다.
그날은 이현탁 퀸즈한인회장께서 수고가 많으셨다. 우리는 동포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오로지 나라사랑 마음하나로 타민족에게 뒤질세라 정성을 다했다.
이런 노력을 해온 MCCNY에 대해 소개하자면 2012년 가을에 이소영(Soh Young Lee-Segredo)씨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그동안 한국 문화, 예술, 구연, 음식을 다른 다민족 기관들과 함께 공연을 해오고 있다.
이소영씨는 햄스테드 공립학교에서 27년째 스페니쉬 이중언어 선생으로 일해오다가 2020년에 햄스테드가 국제학교로 승인나면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코치로 승전한 교육자이다.
MCCNY의 노력으로 작년 8월 27일(일)에는 뉴욕 소재 인도영사관이 한국 영사관을 초대하여 인도와 한국 독립기념일을 공동으로 공식적으로 기념했다(한국은 1945년에, 인도는 1947년에 독립했으나 독립기념일 날짜는 8.15로 같다).
이는 그녀가 자원봉사자로 인도영사관에서 여러번 노래를 불렀던 인연이 되어 샨티 펀드와 MCCNY의 공동 프로그램이 가능해졌던 것이다. 그날의 행사는 한국, 인도뿐 아니라 4개국 타민족 대표와 다종교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참석함으로 새로운 의미를 가졌다.
좌석은 만석이었고 프로그램에는 단편영화, 노래, 시 낭독(광복을 노래한 조지훈 시인의 시<산상(山上)의 노래>를 내가 한국어와 영어로 낭송했다). 트리오 재즈, 뮤지션, 댄스, 한국과 인도 커뮤니티의 이민 이야기 공유가 포함돼 있어 특히 의미가 있었다.
두 나라 사이에 지속적인 우정이 있기를 바란다. 이렇듯 이소영 대표는 열정을 가지고 이 행사를 위해 희생하며 오늘까지 이 행사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나는 재정적으로는 큰 도움이 못되주고 그저 뒤에서 조용히 응원할 뿐이어서 늘 미안함 뿐이다.
올해 행사에는 샤틴 펀드의 리더 아르빈드 보라씨가 루시 권(Lucie M. Kwon)씨를 초대했다(아르빈드 자신은 신병으로 불참). 루시 권은 이민스토리텔링했고 김광석 회장이 초대한 분은 ‘Kim Clan(김씨 성)’에 대해 강연했다.
이 번 행사는 예년에 비해 실망스러운 변화가 느껴졌다.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동안 이 행사에 무관심하던 사람들이 노력과 희생없이 차려놓은 잔치상에 숟가락을 얹고 싶어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과 이 행사가 정치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나는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행사를 두나라의 광복의 기쁨을 문화적, 예술적으로 진행했던 지난해의 순수성이 올해에는 정치성향이 짙어진 것을 보며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나뿐일까?
문득, 본국에서 광복절 행사를 정부와 광복회가 각기 행사를 갖는 광경과 건국절을 놓고 진영간의 소모적 논쟁을 하고 있는 서글픈 모습들과 함께 뉴욕의 이 행사가 오버랩되며 우울해지는 8월의 마지막 밤이다.
<
조광렬/수필가·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