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재미있게 묘사한 오늘날 우리의 삶”

2025-12-19 (금) 07:54:22 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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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여보시오! 지금 사는 게 재미있습니까? 지금 꿀이 뚝뚝 떨어집니까? 뭐 그래봤자 젊은 날만 하겠어요? 싱싱하던 시절이 그립소.
암요! 아무렴 두 다리로 멀쩡히 걸어 다니고 봄날 꽃구경 다니고 만난 것 찾아다니면서 사는 당신이 행운이다.

삶의 필름을 잠시만 되돌아보면 몇 달 사이에도 주변에 황당한 일이 생긴다. 그것도 며칠 전에도 멀쩡하게 아침마다 카톡을 보내던 사람이 연락두절 되고, 즈그 자식들만 잘 산다고 골목골목 누비며 페지를 줍던 그 영감쟁이도 요즘 모습을 감추었다.

옛날에 소주 한잔 마시다 보면 보수니 하고 거품 물고 정치 이야기 하던 꼴통 그자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산 좋다고 주말마다 건강 챙기며 이산 저산 등산 가자던 절친한 그자도 졸지에 심장마비로 저세상 가 버렸다.


소설 한권 멋들어지게 써놓고 보내준다 하면서 자랑하던 후배 그도 감쪽같이 소식 끊겼고, 당구 300에 어떤 짠돌이도 난데없이 심장 이상 생겨 투석하며 두문불출 괴로운 방콕살이고, 빌딩 몇 채 가졌다고 어깨에 힘주던 술값 반값의 계산의 달인도 요양원 직행했다. 이런 일이 부쩍 요즘 나와 그대에게서 일어나는 반복되는 일상이다.

돈 많다고 땅 많다고, 잘 살고 못살고, 잘 생기고 못 생기고 뭐 이런 것과는 상관없다.
돈 많다 아무리 자랑해도 나이 70-80이면 다 소용없고 건강하다고 자랑해도 90이면 소용없다.

평소 즐거운 마음 가지고 감사하며 매일을 살아가는 삶이 오직 정답이라 하겠다.

<임형빈/한미충효회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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