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삶과 생각] 샌프란시스코 여행

2024-04-18 (목) 윤관호/국제펜한국본부미동부지역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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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FK 공항을 출발한지 6시간 35분 후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다음날 주일아침이라 뉴욕에서 8시에 시작하는 예배를 이곳에서 5시에 내가 다니는 교회의 예배를 인터넷 방송으로 동시에 시청하다니 편리한 세상이다.

1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사는 친구부부가 와서 우리 부부와 딸을 데리고 여러 곳을 보여준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전기줄에 연결되어 가는 버스도 보인다. 39번 부두에 오니 정박해 있는 보트가 많다.

바닷물 위에 떠있는 나무 판 위에 올라와 앉아있는 물개들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시 차를 타고 호수에서 물새들과 백조들이 노닐고 있는 The Palace of Fine Arts 로 갔다. 1915년에 파나마운하 준공 기념건축물로 지어졌고 기둥도 크고 높다.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건너 작은 도시인 소살리토(Sausalito)에 갔다. 거리에는 화랑, 카페, 식당, 기념품점, 특색 있는 가게들이 즐비하고 축제가 자주 열리는 곳이다. 고급스러운 이태리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거리를 산책한다. 예술가들이 많이 산다는 언덕에 있는 집들이 다채롭다. 바다 건너 샌프란시스코시의 건물들이 보인다.

1849년에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금광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동부에서 금을 캐러 몰려온 수많은 사람들을 포티나이너스(49ers)라 부른다. 샌프란시스코 미식축구 프로팀이 이 이름을 따서 포티나이너스(49ers)라 부르고 있다. 금을 캐서 횡재한 사람들보다 장사나 서비스업에 종사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정착해 살던 곳을 떠나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낯 설은 이역을 개척했다.

가파른 언덕길을 차로 올라 보니 금문교가 위용을 자랑하고 오른쪽으로 드넓은 태평양이 펼쳐진다. 갈 때와 달리 반대방향으로 금문교를 건너와 호수공원에 이르니 청둥오리와 갈매기들이 여유롭다. 한국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니 이태리 음식보다 푸짐하다. 하루 종일 우리를 위해 수고한 친구부부에게 깊은 감사의 말과 함께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셋째 날 오크랜드에 사는 선배님이 부인과 함께 와서 우리 부부를 데리고 차로 샌마티오 다리를 지난다. 7마일(11km)이나 되는 길고도 긴 다리이다. 주위의 경치가 그림 같다. 한식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니 회포가 풀렸다. 딸이 사는 아파트 건물 앞까지 데려다 준 선배님 부부와 따뜻한 가슴으로 헤어졌다.

여행은 자신이 살지 않는 곳에 가서 만나는 자연과 색다른 환경에 친해지게 하며 지식과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 여행중에 만나는 사람의 향기를 만날 때는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다. 내일 아침 아내와 함께 뉴욕의 집으로 돌아간다.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기에 즐겁다’는 말이 실감 난다. 재충전된 느낌이 든다.

<윤관호/국제펜한국본부미동부지역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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