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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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미래

2024-04-02 (화) 한재홍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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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떠나 온지 벌써 53년이 되었다. 그때는 우리의 형편이 참으로 어려운 때였다.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서 보릿고개란 말이 있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고난을 잘 버텨내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되었다. 언제 어디에서나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었고 경제면에서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미래가 밝지만은 않아 염려가 앞선다. 인구절벽으로 미래가 어둡고 나라를 바르게 인도할 인도자가 많지 않아 걱정된다. 이번 4월10일에 모국에서는 총선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바빠졌다. 당 공천 때문에 웃는 사람 우는 사람 성질을 부리는 사람 여러 가지 형태의 모습을 보면서 참지도자가 세워져야 할 터인데 하는 마음이 앞선다.

한 가지 마음에 거슬리는 기사가 보였다. 전략공천이란 단어다. 이는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서 강한 사람을 앞세운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쓸 만한 지도자를 떨어뜨리려는 작전을 하고 있음을 말한다. 키워야할 지도자는 미리부터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중반에 사색당파가 난무하여 서로 상대방의 유망한 일꾼을 다 죽여 미리 싹을 잘라버렸다. 그래서 점점 국가의 지도자가 없어지게 되었다. 지난 역사의 교훈을 통해서 새로운 지각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다시 자기 당파를 위해서라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것을 장하게 생각하며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

중국의 고사에 보면 제일 평안하고 잘 살았던 때가 요나라와 순나라 때였다. 요임금 때나 순임금 때도 아들 세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자기 자식을 왕으로 세우지 않고 나라에서 가장 어질고 지혜 있고 덕망과 지도력을 가진 자를 세웠다고 한다. 그래서 수백 년을 지내면서 나라가 태평성대하게 지냈다고 적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오늘만 보고 계획하고 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제 이만큼 성장하고 내일을 바라보며 정치를 할 여유를 갖게 되지 않았는가? 죽이지 말고 살리고 세우고 키우는 일에 마음을 모아야할 것이다.

역사는 흐른다. 지금만 보지 말고 먼 훗날까지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고 일꾼은 언제나 아끼고 키우는 자세가 나라의 장래를 보장한다. 그래서 내일을 보는 눈을 가진 지도자가 되고 더욱 안아 지도자를 키우고 지켜주어야 한다. 기둥이 될 나무 하나 키워내기 위해서도 몇십 년을 기다려야 되는데 사람을 길러내는 데에야….

눈을 들어 멀리 높이 보는 혜안을 갖는 국민이 되고, 당이 앞서지 않고 사람이 앞서는 선견지명을 가지자. 그래서 미래는 각자가 만들어가는 역사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군중에 끌려가는 자가 되지 말고 경험과 양심에 따라 사람을 보고 판단하여 세우는 상식의 사회를 세워갈 시간도 되었고 능력도 가진 민족이 되지 않았던가?

우리가 시대를 만들고 이끌고 가자.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지식과 판단력을 가진 우수한 민족인가? 사소한 편견을 버리고 대의를 위해서 역사의 장을 만들어 끌고 가는 멋있는 국민임을 스스로 보여주는 민족의 주인공들을 보고 싶다.

<한재홍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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