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혼인으로 맺어진 혈연 집단을 말한다. 모든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보편적 제도이자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단위라 할 수 있다.
가정이란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교육을 받으며, 직장을 얻어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보살피며, 생계를 유지하는 생활 터전이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런 것들이 어느 순간 송두리 째 무너지고 있다.
몰락의 징후는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첫째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출생률이 감소하여 대한민국 인구가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둘째는, 임금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주택 비용으로 임차인과 구매자들이 높은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쫓겨나거나 집을 빼앗기고 있다. 셋째는, 직장을 잃은 근로자나 폐업한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생활고로 비천한 현실에 시달리고 있다.
한 세대 전체의 가정이 이런 방식으로 몰락할 때 그 세대의 정치를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기득권층의 방해로 개혁의 구심점이 흩어져 견인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월급을 받거나 장사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고군분투하고 희생하며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마저 다행이라 생각하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시간제 근로자와 소매업 종사자들은 정부 정책에 저항하며 사생결단 투쟁하고 있지만 너무 자주 고립되고 외롭게 서 있어 어떻게 손을 써 볼 도리가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당은 이러한 현실을 냉혹하게 외면한채 부유층과 대기업에 통 큰 세금감면과 세액공제 특혜를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세수 부족이 발생하자 정부는 복지 예산과 연구개발투자 예산을 삭감했다. 이는 사회 소외계층인 빈곤층과 장애자의 생명줄을 잘라내는 독살스런 악독한 행위이며, HighTech 시대에 국가 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매우 잘못된 실책과 오류 행정이다.
어디 이 뿐인가? 뜬금없는 철 지난 이념 외교로 주제넘게 너덜너덜 나대다 거의 20년 동안 지속된 경제성장을 자랑스럽게 끝냈고, 이로 인해 무역 적자가 눈덩어리처럼 불어나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수년간의 견고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소외된 느낌을 받는 수백만 명의 청년 들과 장년층 사람들도 있다. 근로자에게 일할 수 있는 노동은 가정을 지켜내는 버팀목이다. 나아가 국가경제의 초석을 지탱하게 하는 디딤돌이기도 하다.
이것이 무너지면 약속된 좋은 사회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사회 정의가 불공정에서 분리될 수 없듯이, 경제적 정의가 실직이나 실업에서 분리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며 ‘미친 듯이 미친’(mad as hell again) 열렬한 보수 지지층에 의해 선출 됐다. 그는 본질적으로 타협보다 비타협적인 것에 대한 성정(性情)를 가지고 있다.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보수 정치는 더 이상 인식할 수 없는 것으로 변모했다. 인식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한국을 변화시켰고 한국을 빼앗아갔다.
진보를 불신 세력, 음모로 보는 보수가 있는 한 한국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당은 적당히 보수적인 정당에서 매우 보수적인 정당으로, 완전히 다른 파시즘 정당으로 변해 버렸다.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그리고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미 알고 경험했다. 권위적인 정치권력이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어리둥절하게 했다. 너무 많은 추악함과 독설로 심각한 피해를 입혔고 정치인들은 무능한 지도자에 굴복하며 지속적인 혼란을 일으켰다.
이번 선거는 지배계급 소위 이티컬 파워의 장악력을 영구적으로 깨뜨리는 토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제한된 정부, 권력 분립, 개인의 자유, 법의 지배와 같은 헌법의 기본 원칙을 이번 4월 총선을 통해 재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의 역사와 유산을 정직하게 정리해야만 더 공정하고 공평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다수를 대신하는 중산층과 하층계층은 자본주의를 재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정치 권력을 소집해야 한다.
이번 총선이 그 출발점이다. 정치의 불안은 시장의 불안과 마찬가지로 국가 번영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다. 현재 여러 가지 이유로 얼음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총선에서 얼음을 완전히 깨뜨려야 한다. 하나로 힘을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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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국 정치 철학자,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