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 선택은 유권자가 하지만 워싱턴의 작동은…

2024-02-06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작게 크게
예년 같았으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대통령 예비선거가 뉴스의 메인을 장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가 되었다. 물론 양당 모두 예비선거를 하고 있지만 양당의 최고령 후보들이고 전직과 현직 대통령의 능력을 넘어서는 인물들이 없는 관계로 사실상 시시한 예비선거로 조기 종영이 되고 오히려 현직 바이든 대통령과 전직 트럼프 대통령의 본선거가 벌써 시작이 되었다고 볼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임기 6년의 연방 상원의원 100명중 1/3을 새로 선출하고 임기 2년의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다시 선출한다. 그리고 주별로 50개 중 홀수해에 주지사와 주의원들을 선출하는 버지니아와 뉴저지를 제외한 30여개 주의 주지사와 주상하원 의원들을 선출한다.

그리고 카운티별, 타운별 시의원들을 선출하는 그야말로 대규모의 권력재편 선거라고 할 수있다. 이때는 정말 모두가 애국심에 호소하고 유권자 한사람 한사람을 왕처럼 떠받드는 광고와 유세를 한다.


선거가 끝나면 새로 선출된 정치인들을 만나고 분석하고 또 보좌관 추천을 하면서 미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세력들이 의원회관의 문지방이 닳도록 방문을 한다. 바로 로비스트들이다.

2011년 ‘가디언’은 워싱턴에 등록된 로비스트가 약 13,000명이고 미등록 로비스트가 수천명이 더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최고의 법률회사들은 로비활동으로 엄청난 매출을 내고 있다.

Holland & Knight 로펌 같은 경우 2011년 로비로 1,390만 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그래서 로비 회사들은 은퇴한 거물 연방의원들이나 고위공직자들을 모시기에 혈안이다. ‘퍼블릭 시티즌’의 2019년 의회관련 보고서에서 의회를 떠난 연방의원의 59%가 연방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로비, 정치 컨설팅, 무역 및 비지니스 그룹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였다.

미국의 개별 유권자들은 정치인을 뽑지만 실질적인 미국의 정책은 로비스트가 좌지우지 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엄청난 로비자금을 동원할수 있는 곳은 기업이다.

그러니 이익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고 있는 기업의 로비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위한 법재정을 집요하게 추진한다. 그렇기에 워싱턴 정치는 앨리트들에 의해 지배되고, 일반시민은 배제 하고 확고하게 기업을 선호하는 ‘내부자의 게임’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1998년부터 2010년까지 워싱턴의 상위 로비 부문을 보면 로비 자금 지출 1위가 42억7,000만 달러로 금융, 보험 및 부동산이다. 2위가 의료관련 부문으로 42억2,000만 달러, 3위가 기타 사업으로 41억 5,000만 달러였다. 그다음4위가 통신/전자, 5위 에너지 및 천연자원 순위다.

그래서 뉴저지 연방상원에 출마한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은 기업의 후원금은 받지 않는다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려 놓고 있다. 앤디 김 의원은 기업의 후원금을 받게 되면 그들의 법안을 지지해야 하는데, 그 법안의 내용은 모든 유권자의 이익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보장하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앤디 김 의원은 미국의 진정한 개혁을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로 부터 풀뿌리 후원금을 제일 많이 받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가 뒤죽박죽이 된것은 어쩌면 정치가 국민을 중심에 두지 않고 돈과 로비를 앞세운 기업과 같은 이익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소수 앨리트들간 내부자들끼리의 게임으로 작동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선거때마다 엄청난 선거자금을 필요로 하는 정치인들은 막대한 후원금을 지원하는 기업 후원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돈선거, 로비를 통한 내부자간의 게임으로 작동하는 워싱턴을 개혁하는 것이 새로운 미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가시밭길 험난한 개혁의 길을 걸어갈 충신과, 불만을 선동하여 정치인이 되고서는 국민의 염원을 배신하는 간신의 구별은 결국 유권자가 해야 한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