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안성 칠장사 화재… 조계종 실세 자승스님 입적

2023-11-3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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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무원장 등 요직 역임

▶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

안성 칠장사 화재… 조계종 실세 자승스님 입적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자승스님. [연합]

한국시간 29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사찰 칠장사에서 원인 모를 의문의 화재가 발생해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입적했다. 향년 69세.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6시50분쯤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던 중 건물 내부에서 완전히 불에 탄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요사채는 승려들이 거처하는 곳이다. 조계종은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스님이 맞다”며 “홀로 계시다가 입적하신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폐쇄회로 TV 영상과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자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방화에 의한 타살 의혹도 제기하고 있어 수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칠장사는 궁예, 임꺽정, 어사 박문수와 관련된 설화로 유명한 천년 고찰이다. 화재로 인한 문화재 훼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승스님은 조계종 33대, 34대 총무원장을 지내는 등 종단의 대표적 사판(행정승)으로 꼽힌다. 총무원장 퇴임 이후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해 종단의 막후 실세로도 불렸다. 2009년에는 55세 나이로 조계종 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역대 최고 지지율로 당선됐다. 2013년 재선에 성공했고, 2017년 임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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