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안철수·조경태·장동혁 등 최소 7명 치열한 경쟁 예고
▶ 계파 갈등에 특검 수사·전한길 입당·신천지 개입설까지…흥행 ‘빨간불’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다음달 22일 열리는 6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는 후보 접수를 30일 시작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후보자 접수처. 2025.7.30
국민의힘이 30일(이하 한국시간) 새 대표를 뽑는 8·22 전당대회 후보자에 대한 등록을 시작하면서 당권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6·3 대선을 앞두고 진행한 후보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찬탄(탄핵찬성) 대 반탄(탄핵반대)' 구도가 반복된 가운데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대선 패배와 맞물린 인적 쇄신을 놓고 당내 갈등 양상이 표면화한 상황에서 시작된 이번 레이스에서는 당권 주자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면서 계파 간 대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아가 바닥까지 떨어진 당 지지율에 자당 의원들에 대한 특검 수사, 극우성향 전한길씨 입당, 2022년 대선 당시 신천지 등의 집단 당원 가입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깊은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을 감안할 때 국민의힘이 이번 전대로 지지율 반전에 성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는다. 지금까지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조경태·안철수·장동혁·주진우 의원, 양향자 전 의원 등 6명이다.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까지 합세하면 최소 7명 이상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김 전 장관과 조 의원, 안 의원, 주 의원은 이날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당심과 민심을 잡기 위한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반탄 주자인 김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과 용산 전쟁기념관 참배로 예비후보서의 첫 공식 행보에 나섰다. 은평·양천구 등 당협을 방문해 당원들도 만났다.
김 전 장관은 전쟁기념관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반미주의자들이 이 정부 수뇌부를 전부 구성하고 있고 친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이 매우 위기에 처했다.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양국 간 발전이 계속 있길 바라는 뜻에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탄핵 국면에서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인적 쇄신을 주장해온 조경태 의원은 연일 지역 현장 행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날은 인천을 찾아 유정복 인천시장과 면담하고 인천 중구 당협을 방문해 당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20·30세대 청년들과 만났다. 이어 국회 의원회관과 본청을 돌며 의원들과 보좌진을 찾아 인사하며 당심 확보에 나섰다.
그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재명 정권 특검이 대통령 직속 정당해산위원회가 돼 우리 당에 '내란' 낙인을 찍으려 한다"며 "특검의 무차별적 정치 탄압으로부터 앞장서서 당을 지키겠다. 저 안철수만이 그게 가능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특검으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요청받았으나 협조하지 않겠다면서 특검 수사를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당 대표 공약으로 지방선거 지역별 전략을 제안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되면 부산 북항에 '복합 개폐형 돔구장 건설'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장동혁 의원은 당내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는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 메시지를 이어갔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25%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통령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이재명 정부의 반미·친중·친북 외교 참사의 참혹한 대가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자들 간 '선명성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인적 쇄신안 등을 두고 형성된 대치 전선이 최근에는 전한길 씨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으로 대표되는 반탄파 주자들은 전 씨의 입당과 활동에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장 의원은 오는 31일 전씨를 비롯해 보수 유튜버들이 함께 주관하는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 성격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할 계획이다.
장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후보자를 검증하는 자리인데 나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여태껏 그래왔듯 정면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측도 해당 방송 출연 제의를 받고 검토 중이다.
반면 찬탄파 주자들은 전씨 등의 입당이 당 극우화를 부추긴다고 비판한다.
전씨가 당 대표 후보자들에게 보낸다고 예고한 공개 질의서에 대해서도 반탄파 주자들은 "답 못할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찬탄파 주자들은 거부하겠다는 태도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를 두고 페이스북에 "'진극(진짜 극우) 감별사'에게 기꺼이 감별 받겠다고 줄 서면서 우리 당에는 '극우 없다'고 하는 건 국민과 당원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번 전대에 불출마했다.
이에 따라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의 표심 향배와 함께 찬탄파 주자들 간 단일화 가능성이 이번 전당대회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당을 극우화에서 막아낼 이른바 '혁신파' 후보 간 단일화를 제안했으나 안 의원은 결선투표로 자연스럽게 후보 간 단일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민수 전 대변인, 김소연 변호사, 김재원 전 최고위원,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 등이 출사표를 던진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우재준 의원이 청년 최고위원 출마를 고려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