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8일은 입동(立冬)이다. 입동은 가을이 끝나고 겨울의 계절이 시작하는 날이다. 가을은 봄에 열린 열매가 여름에 성장하고 그 열매가 익는 결실의 계절이다. 즉 올해 봄에 계획하고 여름부터 시작되었던 모든 일들을 결산하는 절기다.
세상 만물은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반드시 나름의 결실을 맺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겨울을 어떻게 버틴다 해도 다음해 새봄이 돌아왔을 때 다시 소생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밤은 다 익어야 하고, 감나무의 감들도 달콤한 홍시가 되어야 하고, 겨울잠을 준비하는 곰이나 다람쥐들은 한입이라도 부지런히 먹어야 한다. 그리고 들판의 이름 없는 꽃들도 다음 해 봄을 기약하고 열매를 맺고 사방으로 그 열매를 뿌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한번 봐야지 했던 사람이 있으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더구나 그리움에 사무치는 사람이 있다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꼭 만나야 할 것이다. 입동이 되면 열렸던 마음이 움츠려들어 혹시 내 그리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꼭 그리움을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입동을 앞둔 가을의 햇살은 더욱 따갑게 내리쬐지만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한 한여름의 바람이 아니라 옷깃을 여미게 하는 쌀쌀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도 빨리 끝나야 할 것이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결말이 나지 않으면 한겨울 추위와 함께 어쩌면 더 고통스런 전쟁을 겪어야 하고 또 전쟁은 다음해로 넘어가게 되니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저 멀리 지구의 반대편에서 죽이고 죽이는 전쟁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전쟁의 한편에 서있는 미국의 위정자들과 군산복합체는 우리의 세금을 천문학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땀 흘려 낸 우리의 세금이 우리의 복지와 교육 그리고 미래를 위한 곳에 쓰이지 않고 살육과 파괴를 위한 전쟁터에서 피를 머금은 재와 연기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전쟁이 멈추지 않고 더 많은 나라들이 합종과 연횡으로 엮이면서 더 확전이 된다면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또 전쟁터로 가야할지도 모른다.
또한 그 전쟁의 모순들이 미국 국내로 들어와서 전쟁 당사자들과 관계되어있는 미국 내 수많은 커뮤니티가 서로 충돌하게 되면 그 분쟁의 불똥이 삽시간에 미국 안으로 옮겨 붙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쟁은 세계경제를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기에 결실의 계절인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정말로 전쟁이 끝나야 할 것이다.
이 가을이 가기 전, 겨울이 오기 바로 전날 11월7일은 선거가 있는 날이다. 2023년을 결산하고 2024년을 준비하기 위한 선거이다. 세상이 어수선하고 복잡해도 민주주의를 지키고 관리하기 위한 시민의 실천 행동이 바로 투표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같다. 그런데 그 공기가 오염되거나 사라지는 것처럼 절대 권력이 우리의 주권을 빼앗거나 제도가 무너진다면 우리는 대재앙 속으로 빠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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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