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경기노동청 면담 후
▶ 사후조정 참여 결정
▶ 11일부터 이틀간
▶ 노조 “만족 안 되면 파업”
삼성전자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강경 일변도 투쟁 전략에서 벗어나 '출구전략' 모색에 나섰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21일부터로 예정된 파업 돌입에 앞서 사측과의 막판 협상 자리에 앉는다. 노사 입장 차이는 여전하지만, 극한 대립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복수 노조 간 갈등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김도형 경기지방고용노동청장과 면담에 이어 사측까지 포함한 노사정 면담을 가졌다. 초기업노조는 " 고용노동부가 정부 차원에서 교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사후조정 절차를 강력히 권유했다"며 "정부 측의 적극적인 의지와 거듭된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여 내부 검토를 거쳐 사후조정 절차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합원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성실히 협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노사의 사후조정은 11, 12일 양일간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사후조정에 돌입하는 경우 노사가 △성과급 재원 △제도화 △보상 수단을 두고 절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가 요구해온 영업이익 15% 수준 상한 없는 성과급 대신, 회사가 앞서 제안했던 영업이익 10% 또는 경제적부가가치(EVA) 20% 중 선택하는 방안이 우선 제기된다. 또 현재 연봉의 50%로 상한이 정해진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초과 성과 1조 원당 연봉의 1%씩 추가 지급하며 현금·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복지포인트 등을 함께 묶는 혼합 보상 체계를 도입하는 안도 거론된다.
이미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공동재원 1%'를 중앙노동위에 제출할 노측 사후조정신청안에 넣기로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동재원'의 의미는 불확실하지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초기업노조의 요구안이 사실상 반도체(DS) 부문에 유리한 구조라며 완제품(DX) 부문의 실적·수익성 현실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소수 노조 측이 반발해온 것에 대한 응답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논의가 'DX 대 DS' 구도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출구전략 시나리오가 마련되더라도 노조의 '질서있는 퇴각'이 가능하겠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초기업노조와 전삼노, 삼성전자노조 동행(동행노조)이 각각 다른 구성원 배경을 가졌다는 게 우선 문제다. 극적 양보와 타협이 이뤄지더라도 대표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9월 복수 노조 상황에서의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했으며, 이에 따라 2027년 2월까지 전삼노가 교섭대표노조 지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공동교섭단에서는 다수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중심이 돼 사측과 교섭에 나선 상황이다. 초기업노조는 "(사후조정 참여 건은) 교섭권과 체결권이 위임돼 (초기업노조가) 대표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초기업노조가 사내 과반 노조가 되면서 3개 노조 간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도 우려를 낳는다. 전삼노는 전날 초기업노조에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을 문제삼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업계에선 초기업노조가 '마이 웨이'를 지속하긴 어려울 거란 시각이 많다. 전삼노가 교섭대표노조인 만큼 마지막 사측과의 협상 체결에서는 전삼노가 나서야 하기 때문에 초기업 노조와 전삼노 간 협의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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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