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10월 19일자) 칼럼에서 필자는 윤석열 정권의 오만을 지적하고 겸손한 자세로 국정을 이끌지 않으면 험난한 미래가 예측된다고 경고했다. 이후 독자들의 격려와 함께 창의성 조언도 답지했다.
이번 글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정계퇴진 당위론'을 설명하고 다음 칼럼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퇴진, 한동훈 법무장관 사퇴, 중도도선 지도자들의 갈등,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비행 등을 차례로 쓸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래 한국 정치판은 지금 이 시간까지도 저질 말싸움 난투극 같은 추행들만 기록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 결과도 기대해 볼 근거가 안 보인다. 지금 여야의 무한투쟁은 이성을 잃고 살벌한 감정싸움으로 증폭되어 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의 총선에서 어느 정당이 승리하든 패배하든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예상되는 것은 오로지 실성한 정치인들의 드잡이들만 떠오를 뿐이다.
어쩌다 우리 한국정치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 많은 국민들이 탄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윤 정부 임기 시작부터 이어져 온 비극의 발단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정비리 혐의를 검찰이 수사하면서부터 촉발되었다. 국민 어느 누구도 참담한 우리 정치판의 주인공이 이재명 대표와 검찰이라는 데는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되어 ‘불체포 특권’을 확보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정치판의 여야 싸움이 격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대표가 자신의 부정비리 혐의를 벗어나려고 무리하게 ‘방탄 정치’를 구사하면서 여야의 충돌이 심화되었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검찰에서 청구할 기미가 보이자 민주당은 의원들을 훈련소 병사처럼 다루어 민주당의 분위기를 한껏 추락시켜 버렸다.
의원들에게 흑백 투표 거부, 백지투표 등등을 명령하다시피 시도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가결표를 던진 의원은 끝까지 추적하여 정치 생명을 끊어 버리겠다.”, 심지어는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 14명의 명단을 SNS에 올려놓고 “살해하겠다”는 그야말로 살벌한 분위기까지 발생하는 등 정치를 아수라장으로 타락시켜 버렸다.
또한 모택동의 홍위병과 비견되는, ‘개혁의 딸(개딸)’들의 광폭 난동을 몇 번이고 도를 넘어섰다. 이재명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공천 탈락, 낙선운동 등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수천, 수만 건의 ‘문자 폭탄’을 보냈다. 이 같은 정치 혼란이 이재명 대표로 부터 비롯됐음은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 대표 지지 사조직의 횡패에 더하여 이재명 스스로도 헌법 체계를 짓밟는 오만도 서슴치 않았다. 검찰 소환에 불응하거나 날짜와 시간을 제멋대로 정하고 진술조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하기도 했다. 간혹 검찰 심문에 묵비권을 행사하고 미리 준비해간 답변서를 제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검찰 출두에 앞서 개딸 등 지지자들을 청사 앞에 모아 놓고 살인정권, 검찰독재 등을 역설했다. 이재명의 검찰 탄압인지 검찰의 이재명 탄압인지 국민들만 곤혹스러운 상태다. 앞으로 잦은 법정 출두 때마다 충돌이 빚어져 여야 분위기가 가열될 게 분명하다.
최근에 끝난 단식투쟁도 감동은 커녕 의심과 비아냥이 뒤따랐다. 황제 단식, 웰빙 단식, 출퇴근 단식… 여기에 더하여 ‘민주주의 구현'이란 그가 내건 단식 명분에 일부 민주당원들마저 혀를 내둘렀다. 그의 독선적, 위협적 당 운영 리더십이 반 민주적이니 자기반성부터 하라는 조소였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정치판을 혼란에 빠트렸다는 주장들 중에는 그의 황당한 거짓말들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현동 특혜를 재가한 것은 ‘박근혜 정권의 압력 때문' 이라는 진술이 날조로 들통났고 최측근으로 10여년 이상 함께 공무를 집행했던 주요 간부들이 5명이나 극단적 선택 (자살)을 했는데 이들을 “심복이 아니었다” “잘 모르는 사람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발뺌에만 급급했다.
그는 단식 중에도 자신의 구속 적부심 법원 출두 의회공개 발언을 뒤집고 의원들에게 “구속 적부심에 부결표를 던지라”고 지시하여 또 한번 큰 거짓말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이재명의 변화무쌍한 정치 행각이 여당인 국민의힘과 충돌이 증폭 되는 와중에 방탄 궤변과 처벌 주장이 맞서면서 정국은 점점 첨예 대립하고 감정의 앙금만 쌓여 가고 있다.
그가 여러 개의 부정비리 혐의를 안고 국회의원이 되면서 방탄의회 회오리를 일으켜 이 지경이 되고 말았다. 총선이 끝나도 의회는 방탄과 무죄주장으로 일관될 게 틀림없다.
수습할 길은 이재명의 정계 퇴진으로 귀결된다. 이재명 방탄문제가 상수로 남아 있는 한 민주주의적 국회 운영은 불가능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우수한 두뇌와 순발력 좋은 인물이다. 수십 명의 변호사도 거느리고 있다. 그가 누명을 벗는다면 국민의 환호 속에 정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순서를 거치는 것이 국민과 당원들에 대한 도리이다. (571)326-6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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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용 전 한민신보 발행인 페어팩스,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