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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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처럼 영롱한 음악가의 재능 기부

2023-10-23 (월) 최정선 굿스푼 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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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스푼 칼럼

남미 베네수엘라의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에게 음악 교육 프로젝트 ‘엘 시스떼마’(El Sistema)를 통해 변화와 감동을 선사했던 선각자는 호세 안또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다. 카톨릭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강의하였고, 문화부 장관으로 공직에 재직하면서도 작곡가로서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그의 조국 베네수엘라의 수도 까라까스 시내 외곽의 가난한 빈민지역 ‘뻬따레’(Petare)’ 그 슬럼가에서만 매년 16000명이 총격 살인사건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마약 관련 무서운 폭력에 시달리고 있던 젊은 청소년들에게 호세 아브레우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사회 부정부패와 싸우자’(Tocar y Luchar, 또까르 이 루차르)란 슬로건으로 음악 교육을 시작한 것이 1975년이었다.

음악으로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 그의 신념에 뜻을 같이한 아홉명의 뮤지션들이 허름한 차고를 개조하여 동네 꼬마들에게 악기를 가르쳤던 것이 ‘엘 시스테마’ 의 유래가 되었다. 음악 공부가 시작되자 빈민가의 청소년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과연 음악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었다. 또 음악은 빈곤과 도시 폭력의 살벌한 환경에서 소망을 잃은 채 방황하던 젊은 영혼들의 유일한 탈출구가 될 수 있었다.


얼마 후 성공적인 음악 교육의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70만명 이상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클래식 음악 연주자로, 합창단으로 성장하였고,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와 유네스코로부터 수상한 300여개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로 연주 무대에 서고 있다.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세계적인 지휘자가 구스따보 두다멜(Gustavo Dudamel)이다. 28세에 LA 필하모닉 음악 감독이 된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같은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앞다퉈 모시는 거장이 됐다.

인근의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엘 시스테마를 본뜬 음악 학교 확산에 크게 기여를하고 있다. 또 한국에서도 소외 지역에 꿈나무 오케스트라를 설립하게 하는 건강한 영향력을 끼쳤다.

애난데일에 위치한 라티노 교회에서 굿스푼선교회는 최근 ‘알라바레’ 오케스트라를 창립했다. 스페니쉬로 알라바레(Alabare)는 ‘하나님을 찬양하리라’라는 뜻이다. 과테말라 마야 인디오 부족 출신 라티노들의 어린 자녀들, 청소년들 16명이 매주 이진수 단장의 지도를 통해 바이올린 연주자로서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이진수 단장은 진주처럼 영롱한 바이올린 연주자일 뿐만 아니라 음대 교수로 지휘자로 반평생 음악 인생을 살아왔다. 예원 예고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했고,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열린 Great Honor 콩쿨에서 1등을 하여 전액 장학생으로 아이오와 대학 석사를(M.A) 졸업하였다. 한국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 홀에서 독주회를 가졌고, 코리안 심포니, 국제 신학대학교, 백석 예술대학에서 기악과 교수를 역임하였다. 2006년 캔사스 시티의 갈보리 성서 대학(Calvary Bible College) 에서 교수로, 캔사스 연합 합창단 지휘자로, 한인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눈부신 활약을 하던 정상급 뮤지션이었다.

라티노 도시빈민의 어린 청소년들, 제3세계에서 온 가난한 젊은이들이 음악 교육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꿈과 비젼을 갖게 될 그런 날들을 꿈꿔본다
도시선교 (703)622-2559

<최정선 굿스푼 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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