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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盜跖(도척)의 개

2023-10-09 (월) 이동원 락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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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목사의 간증을 들었다. 어느 날 교회를 가는데 어느 청년이 나타나서 ‘목사님 아멘만 찾지 마시고 부처님 믿고 극락 가세요’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목사님은 ‘하나님 저 어리석은 청년을 용서 하시옵소서!’ 아멘 하고 가는데 그 청년이 또 따라 오면서 ‘부처님을 생각해 보고 믿고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십시오’ 하면서 성경을 넣고 다니는 가방에 그 책을 집어넣는 것이었다.

그래서 교회에 와서 펴보니까 불경이 나왔어요. 불교 신자가 이 책을 보고 모두 부처님을 믿는데 그래도 진리가 있지 않겠나 싶어 성도들 몰래 6번을 읽었어요. 그런데 6번 읽고 나서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말씀 한 구절 생각났어요. ‘나를 따르지 말라. 깨달음의 길은 수없이 많다. 스스로 길을 찾아 가라.’

예수는 31년 동안 나 이외는 우상이니 나만을 따르라고 했지 그런 소리 한 번도 안했어요. 그런데 부처는 자신이 있으니까 나를 따르지 말라고 하겠지 하고 그래서 교회에서 뛰쳐나왔어요.”


어떻습니까, G교회 H 목사님. 위의 글은 '말씀을 붙들라'는 칼럼에서 주어들만 바꾸어 다시 쓴 필자의 글입니다. 스님을 목사로, 염불을 아멘으로, 예수를 부처로 구원을 극락으로 재구성한 목사님의 칼럼 내용입니다.

몇 개의 주어들만 바꾼 글이 희극이 되는지 비극이 되는지 광필(匡弼)이 되는지의 판단은 글을 읽은 기독교인들과 목사님의 몫입니다. 목사님의 글은 아마도 영광과 은혜의 글로 둔갑하여 구구절절마다 주여 삼창과 아멘의 세레나데가 됐으리라 짐작 됩니다.

그러나 이 부끄러운 참소(讒訴)의 글을 읽었을 참신한 불교 신자들의 마음을 생각해 봤는지 궁금합니다. 가령 어떤 불교 신자가 위와 같은 글을 썼다면 목사님과 성도들, 그 외 기독교 신자들의 마음이 평온했을까요?

상대 종교를 알지 못하면 차라리 침묵하고 모른다고 이야기 하면 알게 모르게 될 것 같은데,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은 사기가 됩니다. 사기는 거짓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그 거짓은 살상과 전쟁의 빌미가 되기도 합니다.

목사님은 또 지(知)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설교(칼럼)를 했습니다. 목사님의 설교입니다. “이 풍성한 미국 땅에서 하나님을 모르면 늙어 병들고 가족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나는 하나님을 잘 모르므로 나에게는 미래의 협박이요, 현재의 공갈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면 3대가 망하고 자식들도 나쁘게 된다고 얼간이 기독교인들은 말합니다. 이 말은 무조건 믿으라는 협박이 됩니다.

미국이 풍요해서 마켓이 도둑들에게 털려 문을 닫습니까? 풍요로워서 전쟁에서 죽은 군인들보다 1년에 총기 난사로 더 많이 일반인이 죽습니까? 풍요로워서 세계 마약 70%를 미국이 소비합니까? 풍성한 미국 땅에서 하나님을 알면 늙지도 않고 병에 걸리지도 않아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습니까?

기독교는 사랑입니다. 내 몸으로 상대의 몸을 재는 것입니다. 목사님과 기독교인들에게 요한 1의 3장 15절의 일독을 권합니다. 내친김에 4장 20절까지 읽어 보세요. 상대방 종교에 대한 함무라비 식 증오로는 절대 풀 수가 없습니다. 백인인지 에디오피아 사람인지 예수 이름조차 몰랐던 당신들의 조상님들은 사람은 물처럼 살아야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요즈음 초가을 새벽 달이 으스름한데 멀리서 개 짖는 소리만 들립니다. 도척의 개는 요 임금 순 임금, 예수나 석가모니를 봐도 짖어 댑니다. 왜 짖을까요? 깊어가는 가을 길목에 않아 깊은 생각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원 락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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