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무기수출국은 어느 나라인가. 단연 미국이다. 그 뒤를 잇는 나라가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 순으로 이 메이저 5개국이 차지하는 국제 무기시장 점유율은 75%에 이른다.
이 무기 시장의 큰손들이 요즘 고전을 거듭, 새로운 유망주들에 쫓기고 있다는 보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러온 지정학적 변화가 세계 무기시장의 판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는 얘기다.
그 상징적 사건의 하나가 김정은과 푸틴의 만남이다.
그 만남이 그렇다. 김정은으로서는 모처럼의 커밍아웃 기회였다. 4년 전 트럼프와 하노이회담은 김정은으로서는 일대 외교참사였다. 그러다가 푸틴을 만남으로서 그런대로 체면이 섰기 때문이다.
그 만남의 주 목적은 무기거래다. 꽤 수지가 맞는 장사로, 어쩌면 북한무기의 해외수출(사실상은 밀매) 확대의 길이 열릴 가능성도 생겼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러시아로서는 치욕의 만남이다. 과거 소련시절 공산권 종주국으로서 러시아는 모든 위성국가들에게 무기를 공급했었다. 북한도 그 수혜국의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사정이 급해지자 푸틴은 불원만리(不遠萬里), 김정은에게 무기를 구걸하고 나서게 돼 하는 말이다.
어쨌거나 우크라이나 전쟁 덕에 김정은이 톡톡히 재미를 보게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훨씬 더 큰 수혜는 대한민국에 돌아가고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지의 분석이다.
한국의 무기 수출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기 이전에 이미 재고가 바닥 날 정도의 호황을 보였다. 한국의 무기 수출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급속히 증가, 오는 2027년께에는 무기수출 4강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무기 수출은 170여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었다. 이는 145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박 폴란드 무기 수출이 가져온 변화다.
한국은 폴란드에 전차만 100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나토 주요국들이 운용하고 있는 전차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거기에다가 올 들어 최대 330억 달러에 이르는 2차 무기 수출계약 물밑작업이 폴란드에서 진행되고 있다.
폴란드뿐이 아니다. 루마니아, 체코 등 다른 동유럽국가와도 수출계약이 이루어지고 있고 캐나다의 450억 달러 잠수함 사업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한국이 떠오르고 있다.
K방산의 대약진은 자체 기술개발도 개발이지만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부진 탓도 크다.
러시아의 무기 수출은 2018~2022년 기간에 그 전 4년 기간에 비해 31%가 감소했다. 그런 마당에 우크라이나 전쟁여파로 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출물량은 크게 줄었다.
거기에다가 계속된 서방의 제재에 따라 러시아의 군수산업은 이중삼중의 타격을 입어 수출은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군수산업도 목하 고전 중이다. 10년 전만해도 중국은 드론 시장을 지배하는 등 호황을 구가했다. 그런데 그 중국제품의 질이 해마다 떨어진다. 짝퉁 수준이라고 할까 할 정도다. 거기에 질려 거래를 끊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한동안 중국무기의 주 고객 노릇을 했다. 그런데 베이징은 사사건건 으름장을 놓는 등 위압적이다. 이 역시 중국무기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내려지는 결론은 이렇다. ‘국제 무기시장의 톱 유망주는 대한민국으로 무기수출 메이저로 부상할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