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1942년생의 만남(2)
2023-08-21 (월)
서윤석 / 은퇴 의사, VA
고요한 아침 바닷가
1942년 생인 나를 누가 부른다
활짝 벌린 입의 토실토실한 혀의 움직임은 목젖을 흔들고
깊은 성대에서 올라오는 음성은 은은하고 부드럽다
점잖게 두툼한 입술을 포갠다
오! 장엄莊嚴한 1941년 모델 캐딜락 세단Cadillac Sedan
그대는 큰 나무요, 바위요, 흔들리지 않는 산이구나
죽기도 힘들고 살기도 힘든 긴 세월
우린 멀고도 험한 길을 달리면서
목숨을 이어오고 있다
너의 반질거리는 까만 피부와 곳곳한 기상氣像
콧날에 앉은 은빛 새는 미사를 끝내고
노란 눈물 한 방울씩 양 볼에 남겼구나
장하다 우리 1941-1942년 생 역마驛馬들아
영원하라
<서윤석 / 은퇴 의사,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