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노인들
2023-08-14 (월)
노재화 / 전 성결대 학장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비중은 올해 18.4%의 고령사회에서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20% 이상)의 진입이 가속화되어 백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은 가난한 한국에서 쓰라린 역사를 타고난 한국현대사 산증인들이다. 1920-40년대에 혹독한 일본 제국주의하에서 수탈과 노역, 태평양 전쟁에 동원되는 등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1945년 8월 일제의 패망으로 해방을 맞이하였고, 1950년 6월25일 북한의 김일성은 소련군의 지원을 받아 남한을 무력 공격했다. 1953년 7월27일 휴전까지 3년1개월간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으로 남한 약 200만 명, 공산진영 250만 명의 인명피해를 낸 세계 역사상 보기 드문 참상을 기록한 피의 전쟁이었다. 이산가족 1,000만 명에 달하는 엄청난 국가재난을 겪었던 세대가 우리 노인들이다.
어디 이뿐인가! 전쟁의 복구가 되기도 전에 1960년 4.19혁명과 1961년 5.16군사혁명을 겪었고, 가난한 나라를 바로 세워보겠다고 나선 박정희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을 범국민적으로 전개해나갔다. 또한 베트남 전쟁(1965~73년)에 한국군은 연 5만 병력, 누계 30만 명 이상이 파견되어 피 값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산업의 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다다. 지하자원이 전무한 한국경제는 1970~80년대부터 고도 산업사회로 도약하기 시작했고 1988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 1990~2000년에 산업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이제는 세계 어디를 가든지 한국산 자동차와 가전제품, 선박, K-컬처 등을 볼 수 있으며, 2020년대 대한민국은 세계경제 10위권과 군사력 6위권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고 민주화까지 이룩한 민족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오기까지 지도자의 탁월한 지도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쾌거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란 이모씨의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본질도 모르는 황당무계한 발언에 같은 당 양이모씨도 동조하여 “지금 투표하는 많은 사람들은 미래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이라는 노인비하 발언을 했다니 현대 민주사회에서 할 소리인가? 그들에게는 부모도 없고 오로지 투표권만 보인다는 말인가? 오늘날 이렇게 잘 살게 해놓은 장본인들을 현대판 고려장이라도 보내겠다는 것인가.
전세계 디아스포라를 포함하여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이 시대의 위대한 영웅들이고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칭찬받을 만하다고 역사는 평가할 것이다. 그들의 수고를 모르고 슬픔을 안겨주어야 되겠는가 말이다. 지도자는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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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 / 전 성결대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