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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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도전, 새로운 삶

2023-07-01 (토) 폴 김 /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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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11년 전, 1912년 4월10일 영국의 사우스햄튼을 떠나 뉴욕으로 향하던 여객선 타이타닉호는 빙산과 충돌하여 침몰하였다.

현재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약 600km 떨어진 곳의 4km 깊은 바다 밑에 잠들어있으며, 유네스코 수중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

당시 이 배에 탄 사람들은 영국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에서 새로운 삶을 찾아 미국으로 가는 이민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승선인원 2,223명 중 1,514명이 사망한 대참사였다.


지난 6월18일, 이 비운의 난파선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둘러보는 관광용 심해잠수정 ‘타이탄’이 5명을 태우고 북대서양에서 잠수를 시작했는데 1시간45분 뒤 수심 2,743m 지점에서 연락이 두절된 후 나흘만인 22일, 잠수함 내 기압이 강력한 외부 수압을 이기지 못해 내부파열한 것으로 추정되며, 파편이 발견되면서 안타깝게도 탑승자 전원은 사망하였다고 전해졌다.

해수면의 기압을 1이라 할 때, 물속의 압력은 10m 하강할 때마다 1기압씩 상승한다.

1기압은 1㎠ 면적당 1kg의 힘이 작용되는 압력으로, 바다 밑 4,000m는 단순계산만으로도 400기압의 압력, 즉 1㎠당 400kg의 하중을 받는다. 이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는 특수설계된 잠수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부파열의 주원인은 잠수정의 기본구조 결함에서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상적인 잠수정이라면 4,000m 이하에서도 안전하게 운행되며, 실제로 중국의 유인잠수정 ‘자오룽’은 7,062m까지 잠수한 기록도 있다.

이 관광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한 업체는 ‘오션게이트 익스피디션’으로 비용은 1인당 25만 달러이다. 이 어마어마한 비용 때문에 어떤 이들은 나쁜 영화가 심어준 동화같은 환상에 사로잡힌 돈 많은 자들의 허영이 빚어낸 비극적 결말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물론 이 거금을 감당할 사람이 흔치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돈이 있다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은 아니기 때문에, 남다른 꿈을 오랫동안 가꾸어온 자만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이자 용기라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


최근의 비근한 예로 해저가 아닌 우주로의 민간인 관광시대를 연 사람들이 있다.

버진 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이 처음으로 지상 86km에 우주탐사선을 올려놓았고, 블루오리진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뒤를 이어 106km까지 높였다.

두 우주선이 우주에 머문 시간은 10분여인데, 스페이스 X의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이를 한층 발전시켜 국제 우주정거장(ISS)이 떠있는 420km 고도와 지구를 내려다보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있는 540km보다 높은 575km 상공에서 전원민간인으로 구성된 탑승자 4명이 3일간 우주에 체류하고 무사히 귀환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종류와 방향은 다르지만 남들은 흉내 내지 못하는 자기만의 길을 묵묵히 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 어느 것 하나 미래가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길이다.

사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중대결단을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들 모두 과거 어느 시점에서 미국 이민을 결행할 때, 111년 전 타이타닉호에 승선한 사람들과 같은 꿈을 안고 도전하는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삶을 열망했던 주인공들이다. 앞으로 인생 2막, 인생 3막에서도 그 정신은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폴 김 / 전 재미부동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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