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난 6월12일 후쿠시마현 원전 오염수 방류를 위한 시설 가동 시운전을 시작하였다.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보고서가 안전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곧바로 원전 오염수를 오염처리수라는 명목으로 바다에 투기할 태세이다. 일본의 무책임한 처사에 심대한 우려를 표한다.
후쿠시마 지역 어민들과 일본의 환경단체들은 강력하게 방류 반대를 주장한다. 일본의 어민들 뿐 아니라 인류의 건강과 지구 생태계의 안전을 걱정하는 과학자들 종교인들을 비롯하여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본 주변의 나라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대만, 중국, 홍콩, 필리핀, 태평양 제도의 나라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미국은 일본의 방류를 찬성하고, 한국은 최근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방류 지지의 입장으로 선회하였다. 심지어 한국의 총리는 음용 기준에 맞으면 원전 오염수를 마실 의향도 있다는, 실로 일본 총리나 할 법한 발언을 하여 많은 국민들이 쓴웃음을 짓게 하였다.
한국의 여당 국회의원들과 일부 언론은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만일에 있을지 모를 위험성 지적을 괴담으로 치부하며 앞다투어 원전 오염수 방류의 무해성을 주장하고 있다. 왜 일본 정부가 풀어가야 할 고육지책을 한국 국회의원들과 일부 언론이 앞장서서 대신해주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는 여러가지 면에서 옳지 못하다. 당장 멈춰야 한다. 왜 그런가?
먼저 원전 오염수 방류는 일본의 극도의 이기적 태도를 보여준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처리방법은 방류, 곧 해양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방류와 함께 수증기 처리, 지하매설, 지하지층 주입, 신기술 개발까지 장기저장, 지속적인 정화를 통한 농업용수 재활용 등등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바다 방류를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해양 방류는 경제 논리를 반영하는 일본의 자국이기주의의 소산이다.
다음으로 원전 오염수 방류는 과학적으로 아직 불안하다. 일본은 이른바 62가지의 핵종(核種)을 걸러내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하여 모든 방사성물질을 걸러낸다고 하지만 그 신뢰성을 믿기는 쉽지 않다. 인체에 매우 위험한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 등등의 방사성 핵종을 100% 걸러낼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방류 30-40년후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다. 현재의 기술로 걸러내지 못한 채 바다로 내버리는 삼중수소(Tritium) 역시 문제이다. 생물농축이 된 수산물을 통하여 삼중수소가 신체에 축적될 경우 DNA에서 핵종 전환을 일으켜 유전자 변형, 세포 사멸, 생식기능 저하 등 신체 손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끝으로 후쿠시마현 앞 바다를 비롯하여 일본 근해와 태평양은 일본만의 바다가 아니다. 그 바다에 살고 있는 플랑크톤, 해초류, 어패류, 크고 작은 물고기, 각종 바닷새 등의 바다이기도 하다. 그 바다는 또한 한국을 비롯하여 연안국들, 태평양제도 나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바다이다. 바다는 인류와 모든 생명의 것이다. 오염수 해양투기는 우리 모두의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망동이다.
삼중수소가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면 일본은 그 소중하고 아까운 물을 바다로 버리지 말고(한국의 총리는 마시겠다고 했지만) 농업용수로 써서 스스로 안전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굳이 많은 돈을 들여 바다 밑으로 1㎞의 거대한 하수도관을 뚫어 바다로 투기하지 말 일이다. 안전한 기술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며 오염수를 정화하고 장기저장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 도쿄전력의 경제적 수익성이 원전 오염수 문제 해법의 결정요소가 되서는 안 된다. 사람이 먼저다. 바다의 생물이 먼저다. 인류의 건강과 생명이 먼저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일본에 엄중한 이 사실을 말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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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석 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