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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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크기

2023-04-16 (일) 이지현 /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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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부활 주일날, 금빛 햇살에 눈이 부셔온다. 살갗에 스치는 청청한 바람은 상쾌함을 선물한다. 초록빛으로 보이는 땅 위의 모든 것들은 무엇인가 불안했던 마음속에 평안함과 아늑함과 따스함을 만들어 준다.

여기저기서 음식 냄새가 퍼져온다. 연기 냄새도 맡아진다. 부활절, 낮 미사 후 은총과 축복의 시간, 그리고 만남의 시간. 악수하고 얼싸안고 등을 두드린다. 토닥토닥. 이런 시간들이 얼마 만인가. 가족과, 친지와, 교우들과의 행복한 만남의 시간들.

자연의 푸른 벌판 위에 즐거운 점심시간, 크게 웃으며 서로 권하며 축하 인사를 나눈다.


하늘에 한가로이 떠 있는 흰 구름도 웃으며 지나간다 얼마나 보기 좋으면 구름도 웃을까….
어깨 너머로 어느 꼬마가 힘차게 부른다. 할머니! 듣던 목소리다. 뒤돌아보니 사랑스런 네 살배기 내 손주다.

푸르름 위에 피어난 작은 민들레 꽃 한 송이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건네준다. 할머니 드린다고, 가슴에 달아 보란다.

이 기쁨! 이 기쁨의 무게와 크기는 얼마큼이나 될까?

<이지현 / 베데스다,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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