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려하고 즐겁고 주옥같은 뮤지컬 오락영화

2023-04-14 (금)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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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 ‘남태평양’(South Pacific) ★★★★½ (5개 만점)

화려하고 즐겁고 주옥같은 뮤지컬 오락영화

프랑스인 농장주 에밀이 미 여군 장교 넬리에게 사랑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1958년 폭스사가 만든 화려하고 즐거운 뮤지컬로 수려한 풍경과 주옥같은 노래들이 있는 상영시간 150분짜리 70mm 대형 오락영화다. 원작은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 ‘남태평양 이야기’로 이 소설은 먼저 1949년 4월 유명 뮤지컬 여가수 메리 마틴과 클래시컬 가수인 베이스 에치오 핀자 주연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져 5년간 장기 공연됐다.

작곡과 작사는 ‘오클라호마’ ‘왕과 나’ ‘회전목마’ 및 ‘사운드 오브 뮤직’ 등 여러 편의 걸작 뮤지컬을 만든 콤비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틴 II가 각기 맡았다. 이야기는 두 쌍의 연인의 행적을 두 겹으로 엮었다.

2차 대전 중 남태평양의 한 섬. 여기서 농장을 경영하는 귀족풍의 미남 프랑스 인 에밀(로사노 브라지)은 어린 남매를 둔 홀아비. 이 섬에 미 해병대와 여군 간호사들이 주둔하면서 중년의 에밀과 젊은 여군 장교 넬리(마치 게이너)가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사랑에 맞추어 젊은 해병 소위 케이블(존 카)과 아름다운 원주민 처녀 리아트(프랜스 뉴엔)가 밀림과 냇가에서 소꿉장난 같은 사랑을 나눈다. 그러나 에밀과 넬리는 행복하게 결합되나 다른 젊은 한 쌍의 사랑은 비통하게 끝난다. 이 같은 두 쌍의 사랑을 둘러싸고 해병들의 장난과 노래가 신나게 펼쳐지는데 그 중에서도 볼만한 것은 고참 공병대원 역의 레이 월스턴의 익살과 노래다.

사운드 트랙만 들어도 즐거운 영화로 ‘내게 말해봐요’ ‘해피 토크’ ‘발리 하이’ ‘사팔뜨기 낙천가’ ‘블러디 메리’ ‘그 남자를 내 머리에서 씻어내야지’ ‘여자보다 더 좋은 건 없어’ ‘봄날보다 더 젊은’ ‘나는 멋진 남자를 사랑해’ 및 에밀이 넬리에게 불러주는 ‘어느 황홀한 저녁’ 등 아름다운 노래들로 수놓은 영화다.

영화에서 노래는 뮤지컬 배우인 게이너를 제외하곤 모두 프로 가수들이 불렀고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던 배우들 중 영화에 나온 사람은 리아트의 어머니 블러디 메리 역의 와니타 홀 한 사람뿐이다. 아카데미 촬영과 음악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이 영화는 하와이에서 촬영했다. 로사노 브라지는 1950-60년대 ‘여정’과 어떤 미소‘ 등 여러 편의 미국영화에 나온 이탈리아 배우로 ’제2의 발렌티노‘라 불린 미남이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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