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처럼
2023-04-10 (월)
이중길 / 포토맥 문학회 VA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은
서로 가슴과 가슴이 닿지 않는 곳에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까
외롭게 떠 있는 한 점 그리움으로
키가 큰 나무 사이에서
서로가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일까
당신과 내가 서로 만나
가슴을 맞댈 수만 있다면
기다리지, 한줄기 나무줄기에서
오랜 침묵을 벗어나 푸른 하늘빛이
담긴 물방울이 되어
그대 그윽한 눈에 보일 때 까지
한줄기 기다림으로 떨고 있었지
뿌리 깊은 나무속에 앉아
가슴 깊이 그리움의 사슬을 풀을 수 있다면
흘러가지 않는 나무 뿌리를 붙잡고
웃을 수 있겠지
언젠가는 기쁨의 눈물로
엮어진 매듭을 풀어 흘러내릴 때
호수가 되고 산을 품을 수 있는 것은
물이 깊어서가 아니라 당신의 눈빛
그 속에 숨어드는
물방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중길 / 포토맥 문학회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