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계기를 중심으로 국제 형사재판소 ICC (International Criminal Court)의 조직과 기능을 설명하고자한다. ICC는 UN기구가 아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하며 123개 회원국(Signatories)대표로 구성된 의회 (Assembly)가 운영하는 기구다. 반인륜적 범죄 (Crimes against humanity)를 벌하고 피해보상을 판결하는 임무를 갖는다. 리비아의 독재자 가라피에게도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국민이 궐기해 살해한 사건을 기억한다. 현재는 17건에 진행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미국 등 우방은 푸틴의 구속영장을 환영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태연한척하는 자세다. 국민은 내심 동요할 것으로 짐작한다.
푸틴이 외국으로 다니지 않는 한 체포될 일은 없을 것이고 피고가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것이며 유죄판결을 받게 될 것이다. 3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것이며 피해 보상령이 내려질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범죄와 피해에 관한 증거를 수집 제출할 것이다. 수천 소년과 부모의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Mental anguish)등 무형의 피해보상을 합치면 보상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실적으로는 후세에 평화가 온 후 피해 보상을 집행할 수 있을 뿐 현재로서는 국제적 여론으로 러시아를 압박 할 뿐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들은 ICC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 아쉬운 점인데 미국, 특히 국방성의 이유는 외국에 미군을 파견하는 상황에서 군주를 둔 국가의 혐의가 있을 경우 미국이 연계될 위험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미 국민은 미 헌법이 정하는 관할권에 구속돼야 하는데 외국의 관할인 ICC의 구속될 수 없다는 법적 이유는 명분 없는 이유다. 국제조약은 국내법을 초월한다는 판례가 살아있는 한 ICC 의 회원국이 되는 데는 법적 문제가 없다.
ICC의 판사는 임기 9년의 18명으로 구성되며 의회가 임명한다. 중임을 금하는 규정은 없지만 아직까지 단임으로 봉직해 왔다. 회원국 출신 판사라야한다. 같은 나라에서 1명 이상 선출될 수는 없다. 검찰은 회원국 출신일 필요가 없다. 트럼프의 반란혐의와 비밀문건 관계를 수사하는 잭 스미스 특별검사가 ICC 검찰 출신이다. 푸틴이 러시아 밖에 나갔다가 체포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동남쪽에 위치한 마리우폴을 방문했다. 자신의 군부가 호위하는 마당에 안심하는 모양인데 우크라이나군이 체포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그는 무사히 러시아로 귀환했다.
푸틴의 구속영장은 우크라이나의 불법 침공과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가 아니다. 우크라이나 청소년 수 천 명을 강제로 러시아로 이주시킨 반인륜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에 근거한 구속 영장이다. 청소년들을 미래의 군인으로 훈련시키기 위해서란다. 공산주의자의 불법적인 행위를 자행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이유는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혁명과업을 수행하는 위대한 목적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덮는다.
내 경험을 소개한다. 9.28 서울수복 2주 전이다. 내가 14살 때의 일이다.
형수님이 옷가지를 돈암동 시장에서 곡물과 교환해오는 길에 동행하고 있었다. 돈암동 종점을 지나 언덕을 넘는데 완장을 찬 젊은이 2명이 우리를 불러 세웠다. 형수님은 보내고 나만 잡혔다.
얼마 후 차가 와서 나를 돈암국민학교로 데려갔다. 2층 교실에는 이미 내 또래 아이들 수십 명이 잡혀와 있었고 계속 잡혀 오고 있었다. 결국 100여명으로 교실을 메웠다. 미군폭격을 피하기 위해서 밤까지 대기시키는 모양이다. 인천상륙을 위한 함포사격으로 포탄이 작렬하는 광경이 멀리에 간헐적으로 보였다. 그 와중에도 넉살좋은 아이들이 있어서 우리가 북한에 가면 어떤 훈련을 받느니, 우리는 장교가 되느니 하는 소리로 긴장감을 희석시키는 촌극도 있었다. 내 운명이 갈림 길에 있던 시간이었다.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됐는지, 그 부모들은 운명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비극이다. 6.25가 낳은 비극이 어찌 그것뿐인가.
저녁이 되자 가족, 주로 어머니들이 복도를 메웠다. 교실 입구는 총을 멘 인민군이 지키고 있었고 어머니들은 결사적으로 아이들을 보려고 아우성이었다. 형수님이 보였다. 나오라고 손짓 하고 있었다. 나를 막는 인민군 보초에게 형수님 이 “마지막으로 전할게 있는데 왜 막느냐”고 악을 썼다. 인민군이 주춤하는 순간 나를 당겼다. 형수님이 ‘빨리’ 하면서 층계를 가리켰다. 운동장을 가로 질러 뛰었다. 내가 3살때 시집와서 나를 키운 어머니 같은 형수님이 나를 구했다. 조카가 모셔와서 뉴저지의 포트리에서 살다가 작고하셨다. 효도를 못한 게 지금도 한이 된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아이들에게 하는 짓이 어쩌면 그렇게도 김일성이 남한 아이들에게 한 짓과 같은 지 불가사의(不可思議)하다. 러시아 정부는 망해야 한다. 푸틴의 구속영장이 러시아 현 정부의 몰락으로 이어지길 염원한다. 가능하다. 리비나의 가다피처럼 러시아 국민에 의해서 제거될 수도 있다. 미국이 우방 내정간섭을 안한다지만 1960년 4.19 혁명 때 매카나기(McConaughy)주한 미국대사도, 참모총장 송요찬, 시민대표, 학생대표 등이 한 것처럼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를 강권했다. 러시아의 반독재 인사와 미국이 긴밀한 작업을 해야한다고 믿는다. 중국, 북한정권도, 한국의 좌빨도 제거 돼야한다. 러시아로 끌려 간 아이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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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탁 / 변호사/ 페어팩스,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