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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는 인생, 욕보는 희생

2023-03-26 (일) 김범수 목사 /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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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욕먹는 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욕을 먹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나 상황에서 욕을 먹을 때가 있다. 오해 가운데 욕을 먹을 수 있고, 잘하는 일에 욕을 먹거나 잘못한 일에 욕을 먹을 수 있다. 운전하다가 욕을 먹을 수 있고, 일하다가 욕을 먹을 수 있고, 큰 일을 하다가 욕을 먹을 수 있다. 그런 욕을 먹을 때 마음이 편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너무 큰 욕을 먹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까지 포기하는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아파트의 위층과 아래층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 다툼이 자주 생긴다. 방음장치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위층에서 움직이면 소리가 들리게 된다. 이런 층간소음으로 인해서 서로 싸우고 폭력과 살인까지 일어난다. 누가 불평과 비난을 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욕을 먹는 것이 삶이기 때문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평생 욕을 먹어야 하고, 또 자식이 되는 것도 평생 욕을 먹어야 하고, 선생이 되고, 지도자가 되고, 사장이 되고, 사원이 되는 것이 다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면 한결 더 가볍게 욕먹는 상황을 견디어 낼 것이다.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귀라고 하는 말을 불편하게 들으면 그것을 거부하려고 이것저것 다 다른 것들만 힘들어지게 된다. 오히려 자신의 귀가 당나귀귀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더 좋은 결과가 생기게 된다. 당나귀이기 때문에 더 오래산다면 당나귀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욕은 욕이 아니라 축복이라고 생각하는 전환적 발상이 삶을 더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욕이 해가 되는 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 귀한 보석같은 옥이 된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오히려 욕을 먹는 것을 당당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어느 지방에서는 고생하고 수고하는 것을 표현할 때 “욕본다”라고 말한다. “네가 참 욕봤다”라는 말은 네가 잘못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을 하면서 참 수고한 일을 칭찬하는 말이다.
우리는 욕을 먹는 인생이지만 욕보는 인생이 되어야 한다. 수고하고 애써야 한다. 욕을 먹고 살지만 욕보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욕을 보려면 다른 사람보다 더 먼저 자발적으로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하기 때문이다.

욕을 보려면 희생해야 한다. 욕먹는 사람은 많아도 욕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자녀를 키우는 것도 욕보는 일이고, 부모를 섬기는 것도 욕보는 일이고, 사람들을 옳은 데로 인도하는 것도 욕보는 일이고, 단체와 사회와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것도 다 욕보는 일이다.

때로는 남을 위해 욕본다고 하면서 도리어 욕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욕을 먹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한다고 하면서 자기를 위하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사람들이 간혹있다.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 남의 피를 흘리는 사람, 남의 것을 빼앗는 사람, 양심을 버리는 사람, 자기 욕심을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참으로 참담한 일이다. 이런 것은 지금은 드러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알게 된다.

성경은 말씀한다.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마가복음8:35)
지금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불황을 맞고 있다. 다 욕을 먹으면 살고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욕을 보며 살고 있다. 욕을 먹으며 살든지 욕보며 살든지 언젠가는 그 욕이 반드시 좋은 대가로 올 것이다. 그 욕이 욕심과 탐욕이 아니라면 말이다.

<김범수 목사 /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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