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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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큰꿈, 목표를 높게

2023-01-31 (화) 정기의 미동부한인스키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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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한번도 타본 적이 없는 친구 세 명이 어느 날 같이 스키장에 갔다.

친구 A는 초급자가 타는 경사가 낮은 그린 슬로프에서 몇번 넘어지고 난 뒤 겁에 질렸다. 어느 스키장이나 사람들이 가장 많고 붐비고 서로 충돌이 많은 그린 슬로프에서 어깨 너머로 다른 사람들 자세를 흉내내며 내려오는 게 보기보다 쉽지 않았다. 몸은 으슬으슬 추워오고, 훈훈한 집안의 안락한 소파에서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가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카페테리아에서 시간을 보냈다.

친구 B는 무사히 초급 코스를 경험하고, 중급 코스인 블루 슬로프도 시도해 무난히 내려올 수 있게 되었다. 중급 슬로프는 초급보다 다른 스키어나 스노보더들이 많지 않아 충돌도 줄어들고, 스키장 주변의 경치가 자연히 시야로 들어오니 기분 전환도 되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스키를 타는구나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더 높은 코스까지 굳이 무리해서 올라갈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 반복 연습하며 이후에도 중급 실력으로만 만족하기로 했다.


친구 C는 초급과 중급 슬로프까지 무난히 내려올 수 있었다. 산 중턱인 블루 슬로프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더 높은 곳에서 멋지게 원을 그리며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과연 산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며 볼 수 있는 경치는 어떤 것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겼다.

아무리 붐비는 주말도, 가장 높은 코스에서 탈수록 사람이 많지 않다. 최고의 경치를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스키의 고수들과 우연히 같은 리프트에서 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동안, 유쾌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그날부터 C는 정식으로 스키에 입문해서 새로운 스포츠에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블랙 다이아몬드 사인이 있는 코스가 높고 험난하며 난이도를 가진 상급자 슬로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작가 리처드 바크의 소설인 갈매기 조나단의 인용문에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고 했던가. 그는 새로운 학문에 도전하듯, 유튜브 동영상도 찾아보고 전문 스키강사에게 레슨도 받으며 진지하게 기본부터 다져나갔다.

몇 년이 흘러 모든 스키장의 코스를 익숙히 내려올 수 있게 되었고, 본인의 스키 타는 모습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며,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칭찬받는 상급 스키어가 되어있었다. 난생 처음 스키장에 갔던 날, 멋지게 스키를 타던 어떤 스키어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세우고 꾸준히 연습한 결과 어느새 본인도 초보 스키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인플루언서가 된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미국 동부에서 스키를 강습해왔지만, 초급과 중급 실력까지만 타겠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서 이루었다는 성취감은 자신의 삶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큰 꿈을 세우고 목표를 높게 설정한 후, 포기하지 않고 한발씩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어느덧 본인이 원했던 꿈을 현실에서 이루게 될 것이다.

<정기의 미동부한인스키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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