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론의 거장인 데이빗 흄은 기적은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일이며 자연법칙은 깨어지지 않는 원리라고 정의했다. 데이빗 흄의 정의에 따르면 깨어지지 않는 원리가 깨어지는 것이 기적이다. 그러니까 데이빗 흄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기적을 정의한 것이다.
그러나 자연법칙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원리이지 규정하는 원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자연현상이 자연법칙대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손에 들고 있던 유리잔을 놓치면 중력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이 떨어지는 유리잔을 잡으면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유리잔이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중력의 법칙이 깨어진 것은 아니다. 단지 중력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았을 뿐이다. 기적은 바로 이와같은 것이다. 초자연적 존재가 자연법칙에 직접 개입하여 일어나는 일이 기적이다.
데이빗 흄보다 약 백년 전에 활동했던 프랑스 과학자 파스칼의 조카에게 눈병(fistula)이 있었다. 만성이었고 고름 냄새가 날 정도로 심했다고 한다. 그런데 1656년 3월 24일에 한 수도원에서 극적으로 치유되었다. 의사를 포함하여 여러 증인들이 있었고 교구에서도 치유를 확증했다. 왕실 의사가 확인을 했으며 여왕의 치유 선언까지 있었다. 비교적 최근에 공개적으로 일어난 일이었고 의사를 포함하여 여러 증인들이 있었지만 데이빗 흄은 기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데이빗 흄에게 기적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무신론자들이 데이빗 흄의 정의대로 기적을 이해하고 있다. 처음부터 기적은 일어날 수 없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기적의 사례들을 접하기 때문에 기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기적을 확증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 서로 논의하지 않은 여러 명의 증인들이 있어야 하며 증인들은 정직한 사람들이라는 평판이 있어야 한다. 기적이 일어난 것으로 인해 증인들이 이익을 얻거나 손해를 보지는 않는지, 증언들이 서로 모순되지는 않는지, 의료 기록이 있는지, 기적이 일어날 때의 상황과 시점은 어떠했는지, 기적 외에 다르게 설명할 수는 없는지 등의 검증을 거친 후 기적을 확증해야 한다.
이와같은 검증을 거친 사례들을 “The Case For Miracles” (Lee Strobel)와 “Miracles Today” (Craig S. Keener)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들에 나온 사례 중에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메이어 크리닉(Mayo Clinic)에서 이천번 이상의 수술을 한 의사에 의해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Progressive Multiple Sclerosis) 진단을 받은 바바라라는 환자가 있었다. 또 다른 의사도 똑같은 진단을 내렸다. 칠 년동안 걷지를 못했고 시력을 잃었으며 산소와 음식을 공급하고 소변을 받아내는 튜브들을 달고 살아야 했다.
팔은 가슴에 붙었고 발은 발가락이 아래를 향해 고정되었으며 온 몸은 복중의 태아처럼 쪼그라들었다. 바바라는 육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병문안 온 사람들이 기도편지를 읽어 주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병실에 남자는 없었는데 왼쪽 어깨 너머에서 또렷한 남자 목소리가 “내 아이야. 일어나 걸으라”고 했으며 그 말대로 침대에서 나와 걸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 그 이후로 2016년 현재 지난 40년 동안 병이 재발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적은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성경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또는 성경에는 신화와 전설이 기록되어 있으며 성경 저자들이 기독교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거짓을 기록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성경에 기록된 것과 같은 기적이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성경 내용은 사실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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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승룡 / 목사 갈보리장로교회,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