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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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호롱불 아이

2023-01-24 (화) 빌리 우 / 스털링,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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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없는 산골 아이는
자기 전 호롱불을 
입바람 불어 껐다
자면서 오줌 싸고
아침에 일어나면 
불장난하면 오줌 싼다고
어메가 말했잖아 하신다

밤마다 산에서 
무서운 사람이 내려와
위협하니 사람들 죽고 다처
읍내로 피신했다

방마다 유리알 속에
불이 밝히니
어두운 구석이 없어
불장난도 않고
맘껏 뛰놀다가
자기 전 입바람 불어도
유리알 속에 불은
흔들리지도 않았네


어제까지 입바람 불어
호롱불을 껐던
산골 아이는 기이해서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또 있는 힘을 다 해 불어도
전깃불은 꺼지지 않으니 
온 가족이 웃고
옥고리 누님이 뭣을 만지니
밝은 밤은 캄캄해졌다

별 헤는 밤하늘에
별똥별이 날아가고
바람이 이는  잎새 소리에 
뭇새들이 놀라 날아가고
개구리 우는 소리를 노래로
듣던 
산골 초가집에서
호롱불 벗 삼아 놀던
동화 속 아이는 
늙어 가는 걸 어이 못하고
아름다운 동화를 풀어
추억을 되새겨 봅니다

<빌리 우 / 스털링,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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