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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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혹

2023-01-12 (목) 이진경 /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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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스런 초록색 잎 사이로
1년에 딱 한번 겨울 밤에만 피는
신비의 하얀 꽃
그 향이 어둔 밤을 채운다

모두가 잠든 한밤에 일어나
가만 가만 앞가슴 풀어 내놓는 처녀의 향기
아래 향!

새벽이 오면
꽃망울 접고
간밤의 정사를 감춘다


한밤에
날 깨우는
비너스

고혹적인 황진이가
한밤 중 꽃으로 피어나는
신비를….

인당수에 뇌물로 바친 심청이가
바다 위에 연꽃으로 피어난
감격을

나는 황홀하게 문틈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랑하는 나의 님아!

<이진경 / 페어팩스,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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