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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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바람

2023-01-10 (화)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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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할 것도 없이 새해의 바람을 굳이 얘기하라 한다면 그저 아무 일 없이 무난한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탈(無脫)’이랄까. 세월도 어지간히 흘러 희로애락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어졌나보다.
젊었을 땐 야망과 포부로 새해를 맞을 때면, 그저 ‘희망찬 한 해’를 맞기를 애원(?) 하다시피 하곤 했음이다. 이제 노년, 그것도 막 80에 접어든 금년 새해엔 과거의 그 모든 바람들이 그저 애들 치기(稚氣)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임을 깨달았다면 너무 늦은 깨달음이 아닌가?

어린 나이, 젊은 나이에 이미 이러한 것들을 깨닫고 불문(佛門)에 들어 승려생활을 하시는 분들, 司사제의 길에 몸을 바친 성직자들이 아니더라도 좀 일찍 인생의 고난을 터득한 일반인들이 더욱 우러러 보이는 때가 필자에게도 찾아올 줄이야. 그래서 “사람 오래 살고 봐야겠다”는 말이 있는가 보다.
자신의 야망, 욕망을 채우기 위해 ‘가짜 엄마’노릇을 무슨 대단한 위업인 양, 막을 수 있었을 전쟁을 돌발시키고서도 한 치의 양심의 가책도 없이 휴전을 위한 협상엔 너무도 냉담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수반은 솔로몬의 지혜의 판단도 먹혀들지가 않는다. 그 수많은 백성들의 생명과 재산이 거덜나는 데도 외세에 의지해 무슨 전쟁 승리 운운 잠꼬대 같은 허황됨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니 그 국민들이 너무도 불쌍하며 아울러 세계인들이 안쓰러워진다.

또 우리 조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무슨 ‘강 대 강(强 對 强)’기조라 해서 그저 돌격형의 막무가내식 허황된, 정책이라고도 할 수 없는 무대포의 강경 어조만 쏟아내는 남북 지도자들을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봐야만 하는 현 남북 대치상황이 위험스럽기 그지없다. 무슨 핵 운용과 연습, 훈련의 공동방안 논의 중이라는 황당한 발언에 미국 조야에서조차 부인하는 껄끄러운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 않는가.
무슨 떼를 써서 비용만 천문학적으로 소모되는 전략자산 순환배치라는 애매모호한 어휘를 써가며 우리의 국방을 철통같이 책임진다는 말을 그 누가 믿겠는가.
요체는 전쟁의 구실을, 빌미를 적에게 주어서는 아니 되고 그러한 언행은 백해무익이다. 설령 전쟁에서 승리한다 해도, 핵을 포함한 현대전에선 모두가 패자가 됨을 왜 모르는 건가.

유화정책이 굴욕이 결코 아니며 강철은 부러질 수도 있지만 연철은 구부러질 언정 적어도 부러지지는 않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를 간곡히 말씀드린다.
지도자는 국민들을 편안하게, 안전하게, 행복하게 환경을 조성해야 할 의무가 첫째도, 둘째에도 있음을 항시도 잊어서는 아니 될 줄로 안다.
새해 소망은 필자 본인에겐 ‘무탈’을 바라는 것이며, 조국 대한민국에겐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문성길 / 의사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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