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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탕, 감기약보단 보약에 가까운 처방

2022-12-28 (수)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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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극한 추위를 경험할 수 있었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싶더니, 일기 예보에서는 이번 돌아오는 주말에 날씨가 70도까지 오르면서 매우 훈훈한 주말을 보낼 예정이라 한다. 이렇게 날씨가 오락가락 할 때는 매일 아침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할지, 집안의 온도는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하는지 같은 일상도 생각보다 많은 생각이 필요한 중요한 일과가 되어 버린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것 자체가 우리 몸에 있어서는 노동
이는 우리의 몸은 항상성이라는 특징이 있어 체온이나 땀 같은 생리적인 현상을 늘 꾸준한 상태로 유지하면서 체력을 보존하려는 경향이 있어, 이렇게 기온이 오락가락 할 때는 우리의 몸도 덩달아 함께 오락가락하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밤낮으로, 혹은 며칠 사이로 환경의 변화가 급격해지면 그 변화에 맞춰 몸 상태를 계속해서 조절하려는 과정에서 우리의 몸은 예정보다 훨씬 많은 체력을 소모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떨어진 체력은 곧 면역력의 저하로 연결되어 감기와 같은 질환에 취약하게 되어 버린다.

감기에 걸릴 것 같을 때, 감기에서 회복되어 가는 때 모두 도움이 되는 처방
우리 몸은 아예 날씨가 계속해서 극단적으로 춥거나 더운 상태로 유지될 때 오히려 수월하게 적응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몇 주 사이에 때 아닌 감기와 기침으로 인해 한의원 문을 두드리는 환자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이럴 때 쌍화탕은 참 좋은 처방이 된다. 쌍화탕의 처방 구성 자체가 감기에 잘 걸리는 체질이라 예방을 원하는 경우와, 이미 감기에 걸려 빠른 회복을 원하는 경우 모두 도움이 되게끔 되어 있다.


한방 감기약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사실 감기약이 아니었던 약
물론 쌍화탕의 이러한 효능을 꼭 감기에만 적용할 것은 아니고, 다른 병으로 의한 장기간의 투병생활로 체력이 떨어지거나, 단순 과로로 인해 생긴 근육통, 기력의 저하를 해소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쌍화탕을 먹으면 나타나는 체온이 올라가며 몸이 따뜻해지는 즉각적인 변화가 감기를 앓을 때 나타나는 주 증상중의 하나인 오한에 유난히 효과적이었기에 겨울에 쌍화탕을 자주 복용해왔을 뿐이고, 그러한 관습으로 인해 쌍화탕이 한방 감기약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것뿐이다.
그래서 한의원에서는 모든 감기에 쌍화탕에 근거한 처방을 사용하지 않는다. 여러 이유로 인해 감기가 초기에 잡히지 않고 중기나 말기로 넘어가게 되면, 개인의 체질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띠게 되면서 쌍화탕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기약보단 보약에 더 가까운 처방
그러니 사실상 쌍화탕의 올바른 복용 시기는 심한 감기로 고생하고 있을 때 보다는, 오히려 감기에 걸릴 것 같은 상태의 감기 초기, 혹은 빠른 회복이 필요한 감기의 말기가 적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단골 중 유난히 감기에 잘 걸리는 이들은 감기가 걸린 후에 내원하기 보다는, 차라리 쌍화탕을 미리 한 두제씩 지어 상비약처럼 집에 구비해 놓았다가, 과로로 인해 몸이 피곤하거나 추위로 인해 몸이 으슬으슬해질 때마다 미리 예방 차원에서 보약처럼 복용하기도 하는데, 실로 적절한 쌍화탕의 복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의 (703)942-8858

<정호윤 /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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