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나의 미국생활 50주년 푸념

2022-12-26 (월) 이유찬 / VA
크게 작게
우리가 100년을 사는데 왜 그리 우여곡절이 많은지. 자꾸만 매운 길만 찾아서 걸어온 인생.
나, 아내, 자식, 친구 게다가 사기꾼까지 섞여서 인생살이를 항상 고달프게 한다.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봄날’이란 단어, ‘꽃길’이란 이 아름다운 단어, 인생에 며칠이나 될까?
뒤돌아 보면 볼수록 힘든 인생살이, 왜? 나는 이렇지!
떠나온 세월 함께 사는 인생. 남들이 한다는 파산신고도 못하고 그 많은 부채를 갚으려고 발버둥 치다 어렵게 어렵게 살다 여기까지 왔나 보다.

1972년 도미해서 2022년 지금까지 미국생활 50년, 속으론 화려했던 시절, 어두웠던 시절, 시작부터 잘못 꼬여서 영주권이 없이 10년, 10년 모았다가 다시 까먹은 20년, 회복되어 10년, 사는 집 말고 또 하나의 집을 갖고 있다가 이번에 깡통집이 되어서 풍지박살 10년… 이제는 갖고 있던 집도 팔아버리고 조용히 연장자 아파트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가 가는 인생!
2022년도에 7학년 6반, 그것도 며칠 안 남은 50주년의 10년짜리 마지막 달력이 뜯기고 나면 다시 60년을 바라본다.

자산이 없으면 남에게 베풀지도 않았으면 인생 자랑 거기서 거기, 조용히 살지 뭐.
1972년에 50년을 크게 기대했던 나 자신, 나도 열심히 살면 좋은 자동차, 좋은 집의 꿈을 꾸고 살았는데 다 헛것이고 헛것이었다.
막상 우리 아들이 살고 있는 좋은 집에 며칠 있다가 그냥 나와 버렸다.
역시 나는 쌀밥에 된장국을 먹고 사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 그리고 지금은 운전을 하고 영어 때문에 같은 연령층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다가 8학년 6반까지 안정적으로 살길 기대해 본다.
그래도 나는 노래해야지. 지금까지 살아온 것은 하느님의 은혜라….
아듀! 2022년 미국생활 50년을 마감하는 소회다.

<이유찬 / 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