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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나르는 사람들

2022-12-13 (화) 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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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진출의 신화를 탄생시킨 한국 대표팀 감독인 히딩크가 청년 시절에 정신박약자 소년들을 위한 특수학교의 체육 교사를 하던 시절이었다. 한 학생이 탈의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히딩크를 무섭게 노려본다. 그는 칼을 들고 히딩크에게 다가가 “당신 자동차 타이어를 모두 펑크내 버리겠다”고 외치며 칼 끝을 가슴에다 겨누었다. 히딩크는 당황했지만 놀라울 정도로 침착하게 학생에게 주차한 그의 차 위치를 가르켜 주면서 자신은 학생을 경찰에게 신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화가 풀릴 때까지 마음껏 타이어를 펑크내라고 말해주었다.

히딩크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그의 차가 200여 미터 떨어져 있었기에 학생이 차에 가서 타이어를 펑크내고 분풀이를 하는 동안 분노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히딩크의 차를 펑크내고 분노를 모두 터트리고 난 후 학생의 정신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크게 후회하고 히딩크를 찾아가 통곡을 하며 자신의 잘못을 빌었다. 히딩크는 두 손을 벌려 학생의 몸을 감싸 안으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단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며 따뜻한 사랑을 학생의 마음에 심어주었다. 사랑으로 정신박약 학생을 감동시켰던 히딩크는 그 사랑의 힘으로 한국 대표팀을 원팀으로 만들어 축구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4강 진출의 대업을 이룩했다.

다음은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의 이 주영 원로 목사님의 장모님인 올해 90세인 김홍숙 권사의 일화이다. 김 권사님은 4년 전부터 사랑의 등불 선교회가 주관해서 돕고 있는 노숙자들을 위해 매주 한 박스의 통조림 식품을 기부하셨다. 이 선물이 귀한 것은, 자신의 몸도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노인 아파트에 함께 살고 있는 노인들을 찾아가서 한 통 두통씩 받아서 모아놓은 통조림을 원로 목사님을 통해 나에게 전해주었다. 4년 동안 매주 통조림을 노숙자들에게 전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르는 김 권사님의 선행에 깊은 감동을 받고 감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70세인 코라 카메룬(Cora Cameroon) 목사님에 관한 일화를 소개 하고 싶다. 아프리카 이민자인 코라 목사는 남편인 오스웬(Oswen) 목사와 함께 미국의 신학대학에서 수학하고 함께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코라 목사는 31년 전에 세계선교회(L H.M.I)라고 하는 공익 자선단체를 설립하고 P. G. 카운티로부터 8만 스퀘어피트)의 대형 주차장이 구비된 현대식 창고를 지원받았다. 코라 목사는 버지니아, 워싱턴 DC 메릴랜드 주에 소재한 대형 식품생산 회사에 호소했다. 여성으로서의 담대한 사역에 감동한 회사들이 코라 목사를 지원했다. 해를 거듭함에 따라 지원규모가 늘어나 이제는 매주 3일 트럭으로 식품과 생필품들이 창고에 입고되고 있다.

내가 코라 목사를 만나게 된 계기는, 3년 전 함께 근무하는 코스트코의 David 지사장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코라 목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메릴랜드 주의 3개 지역에 있는 노숙자들과 장애인들에게 매주 한 두번씩 생필품을 구호해주는 사역을 수행할 수가 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내가 매주 빈자를 위한 사역을 수행할 수 있는 힘은 코라 목사의 그리스도 사랑을 실천하는 이타적인 사랑의 기를 받아서이다. 코라 목사는 현재 18개의 가난한 흑인 교회와 그 교회 선교사의 도시선교 사역을 돕고 있다.

내가 제일 행복한 시간은 매주 금요일 세계선교회의 코라 목사, 오웬 목사, 선교사들, 수 많은 남녀 흑인 청년 자원봉사자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우리는 만나면 서로 꼭 껴안으며 기뻐하며 위로한다. 코라 목사와 나는 서로 약속했다. 살아 있는 마지막 날까지 빈자에게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참다운 사랑을 나르기로.

<대니얼 김 / 그린벨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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