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대선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미국우선주의”를 외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 그리고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어서 자유무역을 주도했던 미국이 자국의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중국산 포함 동맹국들의 물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렸다. 저임금 노동시장을 지탱하던 이민문호도 막고, 서류미비 이민자에 대한 대대적인 추방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의회를 무시하고 미국 정책에 대한 급격한 방향선회는 동맹국들로부터 저항을 받았고, 또한 미국 내 수많은 소수계와 이민자들로부터 저항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정치와 외교로 인한 부작용을 극복하고 무너진 동맹을 회복하겠다는 구호로 고령의 바이든 전 부통령이 2020년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다. 그러나 바이든은 트럼프 정책을 더욱더 가속화하고 있다. 대중국 봉쇄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정치, 경제, 군사적인 대결과 압박으로 나아갔고,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략 산업들은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만든 제품으로 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미국은 자유무역주의를 버리고 트럼프가 주장했던 미국 우선주의를 위한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다.
미국은 이런 국제정세를 활용하여 신속하게 ‘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위한 산업과 무역에 대한 새로운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대만에게는 중국으로부터 지켜주겠다고 하고, 한국에게는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겠다고 하면서 반도체와 전기자동차 그리고 배터리라는 미래전략 생산시설을 미국에 세우게 하는 바이든의 능란함에 외교 무능의 두 나라는 아직도 자신들의 곳간이 어떻게 털렸는지 모르고 미국과의 동맹 만세만을 부르고 있다. 이로서 대만과 한국은 과거 일본이 미국에 당해서 몰락하고 있는 전철을 밟게 되었다.
유럽도 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상황에서 미국만이 유럽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잡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입을 끊고 몇 배 비싼 에너지를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 사면서 미국에 더욱 종속되는 상황에 있다.
1929년에도 미국은 대공황의 해결 방안으로 보호무역 법안을 통과시켜서 유럽과 관세전쟁을 치른 적이 있다. 그때도 히틀러가 2차 대전을 일으키면서 미국은 자국을 보호하고 유럽 여러 나라들 심지어 독일 그리고 일본에도 수출하여 재미를 톡톡히 보았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 되었다.미국은 지금 세계 최강국으로 등극을 시작했던 87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오히려 그때보다 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충분한 내수시장, 자원과 에너지, 가장 앞선 과학기술력 그리고 기축 달러 환율을 마음대로 올려서 전세계의 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절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모든 발판을 구축하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반면에 미국 이외의 세계는 더욱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87년 전처럼 미국의 절대 이익이 되어 노쇠한 미국을 회춘시킬지 두고 봐야할 변수가 있다. 바로 생산력의 중국과 에너지의 러시아 동맹의 영향력,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업을 위한 준비된 양질의 노동력 확보,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심각하게 분열된 미국의 여론통합이다.
아무튼 이런 기회에 무너진 중산층을 복구하고 부의 분배를 좀더 잘하여 시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남의 나라에 간섭하고 전쟁을 하면서 나라의 명예 실추와 국력을 낭비했던 지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이제 미국 유권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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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