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다운타운의 펜 애비뉴와 노스 애비뉴가 만나는 사거리는 차량과 사람들의 왕래로 늘 분주하다. 무서리가 내리고, 조석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 그곳은 남루한 차림의 홈리스들, 마리화나와 조악스러운 마약성 진통제에 취해 비틀거리는 중독자들과 가난한 지역 주민들의 왁자지껄한 일상이 넘쳐나는 곳이다.
지축을 흔드는 앰블런스와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빈번한 사거리에서 굿스푼 선교회의 수요 거리미션은 년중 무휴로 진행되고 있다. 오전 10시, 배고픈 주민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순식간에 꼬리를 무는 배식줄이 형성되면, 펼쳐진 3개의 대형 테이블 위에 음식물, 생필품, 방역물품이 담겨진 박스들이 가지런히 놓여진다.
빙점 근처의 기온에 항구의 바닷 바람이 매섭게 부는 지난 수요일 아침에도 거리미션은 여지없이 진행되었다. 홈리스들과 함께 드리는 경건의 시간은 짧지만 강렬하다. 한인 봉사자들이 정성껏 밀키트(Meal Kit) 를 마련한 후, FOOD BANK 와 방역 세정제, 마스크, 그리고 따뜻한 옷과 스카프들을 별도의 쇼핑백에 풍성히 담아 드린다. 물가가 폭등하고, 경제 환경이 극도로 어려운 때, 더우기 본격적인 추위가 휘몰아치는 거리에서 풍찬노숙(風餐露宿)하는 도시빈민들에게 정말 유용한 음식이며, 방역물품이 아닐 수 없다.
굿스푼은 다가오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 도시빈민들을 위한 특별한 나눔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1월 23일 수요일, 볼티모어 흑인 홈리스들과 이웃 주민들을 위한 추수감사절, 11월 24일, 추수감사절 당일인 목요일엔, 애난데일에서 라티노 지역주민들을 위한 추수감사절을 예정하고 있다.
2020년, 사상 초유의 펜데믹이 시작된 이후,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어려운 때이지만, 굿스푼은 여지껏 물심양면으로 돕고있는 한인 교회들, 한인 사회의 많은 후원자들과 함께 각별한 정성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도시빈민들을 위한 비상식량인 쌀, 라면, 빵, 야채와 과일, 과자들이 마련되어, 어린자녀들과 함께 먹을 수 있는 구황식품들이 필요하다. 독감과 변종 오미크론 확산 방지를 위한 세정제, 방역 마스크 등 방역물품들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겨울용 점퍼와 새 옷들, 이불, 핫팩, 가방과 학용품 등, 생필품과 교육용품들도 너무 필요로 한다.
그릇에 밥이나 국수를 담은 다음, 국자로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냈다가를 여러 차례 되풀이하여 음식을 데우는 방법이 토렴이다. 본래 한자어 퇴염(退染)이었던 것이 나중에 ‘토렴’으로 변했다고 한다.
굿스푼 선교회 모든 사역자들과 이사들, 봉사자들은, 점점 기온이 떨어져가는 겨울에 국밥집 주모처럼 열과 성의를 다해 도시빈민들을 섬기려고 한다.
너무 뜨겁지 않으면서, 밥과 국물이 최적의 조화를 이루며 당장 먹기에 딱 좋은때 손님에게 상차림을 올리는 정성으로, 배고파서 찾아 온 도시빈민들을 위한 따뜻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싶다. 그리하여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은혜를 얻을 수 있다면 굿스푼의 혹한기 밥퍼 사역은 결코 하찮은 일이 아닐 것이다.
도시선교: (703)622-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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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순세 / 굿스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