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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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향기

2022-09-25 (일) 김수현 / 포토맥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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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은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세월이 총알처럼 빨라 멀미가 난다
그 맑던 총기는 먼 여행을 간 것 같다

눈앞에 보이는 것도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
냉장고 문 열어 놓고 뚫어져라 쳐다본다
전화기 손에 들고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닌다

예전에는 지적인 친구가 좋았지만
지금은 내 마음 읽어주면 좋다
옛날에는 벗이 잘되면 부러웠지만
친구가 행복하면 나 또한 행복하다

날마다 겉모습은 늙어가지만
내면의 향기는 무르익는다

<김수현 / 포토맥문학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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