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창] 가뭄

2022-09-22 (목) 권순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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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없는 세상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 가뭄이 심해지니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게 된다. 물이 없다는 것은 곧, 생명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신체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려면 70%가 물로 채워져야 몸을 지탱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은 물이 조금만 부족해도 우리에게 갈증을 느끼게 신호를 준다. 이렇듯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들은 물이 있어 생존하고 번식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여름에 비가 한 방울도 안 오지만, 천혜의 축복을 받은 시에라 산맥이 있어 겨울 동안 쌓인 눈이 서서히 녹아 강으로 흘러들어 밸리 지역에 식수와 농수를 공급해주니 지금껏 대평원에서 농산물을 재배하고 생산해 캘리포니아가 미국을 먹여 살리고 있다.

그런데 거의 10년 동안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는 큰 비가 오지 않아 농부들의 마음이 타들어가는 중이다. 밸리 지역에 있는 저수지마다 바닥에 가까워지고 심각한 물 부족으로 인해 지하수를 다 빼서 쓰는 것도 위험에 이르렀다. 대지가 흡수하고 있던 물을 다 끌어올려 쓰다가 싱크홀이라도 생기면 사람들이 위험에 처한다. 그렇게도 물 부족 상태임을 캠페인하고 있지만 귀담아듣지 않거나 아직 제대로 인지를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잔디가 누렇게 말라가고 있지만 물 부족에 동참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여전히 자신의 집만 푸른 초원을 고집하며 보도블럭 위에 물이 넘치고 넘쳐 하수구를 향해 끊임없이 흘러 들어가게 내버려두는 이들도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다.

우리집은 과일나무가 많아도 둥글게 구덩이를 만들어 놓아 물이 바깥으로 흐르지 않고 뿌리 쪽으로만 들어가 물 절약형으로 재배를 하고 야채도 그런 방식으로 키우고 있다. 물이 잘 가지 않는 곳에는 선인장을 심고 버리는 물을 모아 화분에 주고 최대한 물 절약에 동참하려 노력하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을 알고 보면 강우량에서 50%가 바다로 흘러들고, 농사 짓는데 45%를 사용하고,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은 고작 5%라 하니 지금이라도 수자원 관계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대책을 세운다면 늦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앞으로도 지속적인 가뭄이 계속 된다면? 지금이야말로 예견되는 위험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이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사전에 효과적인 대비책이 마련돼야 한다.

<권순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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