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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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각- 사랑의 친교

2022-07-14 (목)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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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만나서 밝게 웃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사랑으로 친교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먼저 밝게 웃으면 밝은 기운을 이웃에게 전하게 되어 이웃이 기뻐하고 이웃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즐거워진다.

고개 숙여 인사하면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게 된다. 사랑으로 친교하면 이웃에게 활기를 주게 되며 이웃도 자신에게 호감을 갖게 되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

사람을 만났을 때 던지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이웃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아 준다. 돈 들이지 않고도 선행을 하는 것이다. 따뜻한 기운은 자신에게도 돌아와 자신을 더욱 온유하게 만든다.


반면에 가시 돋친 말 한마디는 이웃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다. 이러한 파괴적인 행위는 세상 법의 심판을 받지 않을는지 모르나 죄악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파괴적인 기운은 자신에게도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자신의 심성이 더욱 강팍하게 된다.

좋은 인간관계는 사랑의 친교로부터 시작된다. 여행을 하고 난 후에는 어느 곳의 경치나 구경거리 보다 여행 도중에 만난 사람의 친절이 기억에 남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오래 전에 프랑서 파리에 출장 갔을 때 주말에 루브르 박물관에 들른 적이 있다.

전시장 밖 복도를 지나가던 젊은 여성들 중 한 사람에게 모나리자가 어디에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이 여성은 자세히 위치를 알려 주다가 못 찾을지 모른다고 일행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나를 다른 층에 있는 모나리자 그림 앞까지 안내해 주고는 웃으며 돌아갔다. 여행 온 일본의 대학 4학년 학생이었는데 그 친절한 마음씨가 모나리자 못지 않게 아름다웠다.

내가 서울에서 회사를 다닐 때 대구에 출장을 갔었을 때 겪은 일이다. 기차역에서 지나가던 전혀 모르는 하얀 제복의 미군 여성이 나와 눈을 마주치자 밝게 미소를 지었다. 얼떨결에 따라 웃은 나는 기분이 상쾌했으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길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 보게 될 때 부드러운 얼굴 표정 보다 딱딱한 얼굴 표정을 보이는 한국인들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이웃에게 밝은 미소와 친절을 베풀며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따뜻한 말 한 마디로 힘을 북돋아 주는 사랑의 친교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는 이웃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며 사회를 명랑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일이다.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사람으로 여기고 마음으로 베푸는 사랑의 친교를 하는 일이야 말로 누구나 내일로 미루어서는 안될 오늘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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