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미국에 이민 오게 된 40년 전만 해도 한인사회는 개척기에 불과할 정도로 척박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 정치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너무나 열악해서 한인들의 미국 생활 정착이 몹시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나 그런 상황에서 한국일보가 우리 한인들의 길을 안내해주고 고국을 떠나 사는 외로움과 향수를 달래주는 역할이 있었기에 친구와 같은 애정이 솟아나온다.
그 당시를 회고해 볼 때 나 역시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도 한국일보를 접하면서 세상 돌아가는 정보도 알게 되고, 알지 못했던 상식도 공부하며 나의 길잡이 역할을 해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기에 하루도 빠짐없이 애독하게 마련이고 혹여 배달원의 불찰로 한국일보를 접하지 못하면 신문사에 즉시 전화해서 오늘 신문이 안 왔다는 것과 오늘 것 과 내일 것 2부를 반드시 보내달라고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답답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것은 그 당시 매해 맨하탄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코리안 퍼레이드를 볼 때 마다 가슴이 찡해진다. 이 일을 한국일보가 수십 년간을 주관해 오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것에 경의와 함께 감사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다.
또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1982년 시 노인국에 신청 연간 20만 달러의 배정을 받아 한성교회를 빌려 노인들에게 무료 점심프로그램을 수년간 실시해 온 것도 큰 업적 중 하나로 생각된다. 그 후 한인봉사센터를 별도로 독립 운영케 하여 오늘날 K.C.S 한인봉사센터로 크게 성장케 한 배경이 한국일보임에 틀림없다.
그 후 2003년에는 동포들이 갈망하던 뉴욕커뮤니티센터(K.C.C) 건립을 위하여 한국일보가 앞장서서 발기추진위원회를 발족 모금 활동한 결과 총 63만 6,000달러를 조성하였고 2006년 플러싱 베이사이드 애비뉴에 115만 달러의 회관을 구입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당시 나 역시 발기추진위원의 한 사람으로 동참하여 노력한 바 있다. 건물 계약 당시 최영태 씨 개인 명의로 한 것이 문제가 되어 지금까지 해결을 못보고 빛을 보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내가 한국일보에 대해 감사한 것은 지난 40여년간 나 역시 한인 사회를 위하여 여러 봉사기관을 설립하고 나눔과 섬김의 행사를 펼칠 때마다 앞장 서 홍보도 해 주고 격려도 해주며 하는 일마다 열매 맺을 수 있게 신문을 통하여 협조해 준 일들을 감명 깊게 감사드린다.
또 다행한 일로 생각되는 것은 플러싱 지역에 대형 연회장이 있는 코리아빌리지를 한국일보가 매입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인사회로서는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듯 한국일보가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한인사회에 공헌해 온 55년 세월의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한국일보 창간기념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인사회 정론지, 대변지, 사회의 목탁으로서 보다 큰 성장 발전을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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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빈/ 뉴욕한인원로자문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