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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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 울창한 ‘송림’…청정의 아름다움

2022-05-06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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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가이드 Winston Peak(7,502’) & Ridge(7,003’)

자연 그대로 울창한 ‘송림’…청정의 아름다움
자연 그대로 울창한 ‘송림’…청정의 아름다움

자연 그대로 울창한 ‘송림’…청정의 아름다움

자연 그대로 울창한 ‘송림’…청정의 아름다움

기록된 사실로 본다면, LA지역의 최대화재는 가까운 과거인 2009년에 있었던 ‘Station Fire’가 꼽힌다고 한다. Angeles Crest Highway(SR-2)의 ‘Mile-marker 36’에 위치한 Ranger Station 부근에서 2009년8월 26일에 시작된 산불이다.

어느 25세 젊은이에 의한 방화였는데, 우리 LA를 북동쪽에서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960 평방마일의 San Gabriel산맥의 약 26%에 달하는 252 평방마일(약 2억평)의 방대한 산림을 50 여일에 걸쳐 초토화하다가, 10월16일에야 그날 내린 비에 힘입어 겨우 진화되었다는 초대형 산불이었다.

이 산불로 피해를 입었던 산들 가운데, 우리들이 어렵지 않게 꼽을 수 있는 산만 해도 Lukens, Fox, Condor, Iron#2, Gleason, Lowe, Markham, San Gabriel, Disappointment, Deception, Josephine, Strawberry, Lawlor, Sally, Mooney, Vetter, Hillyer, Iron#3, Rabbit#1, Granite, Round Top, Pacifico, Bare, Cole, Emma 등이 있다.


이 산불의 동쪽 한계선은 Twin Peaks의 서쪽 줄기, Mt. Waterman의 서쪽 기슭에 까지 미치고 있는데, 다행히 바로 그 북쪽 인근인 Cloudburst Summit, Winston Peak & Ridge는 가까스로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었다. 불행중 다행인 점은, 해발고도가 높고 따라서 침엽수림이 울창한 동쪽의 고산지대는 이 산불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Winston Peak은 그런 의미에서 산불이 닿지 않은 경계선이 되는 셈이라, 자연 그대로의 울창한 송림의 아름다움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등산의 시작점인 Cloudburst Summit의 고도가 이미 7018‘(2140m)로 대한민국의 최고봉인 한라산 정상 (1950m)보다 훨씬 높은 고도가 되고 보니, 등산의 주무대가 본격적인 침엽수림의 청정지역임을 짐작할 수 있다.

Cloudburst Summit 이란 이름은 ’폭우가 내리는 산 정상‘ 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듯 하니, 이곳을 관통해 나가는 Angeles Crest Highway(SR-2)가 개설되기 훨씬 전에, 전혀 변형되지 않은 자연적인 지형을 따라 걷거나 말을 타고 다니던 옛 시절에 지어진 이름일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정상‘이라는 이미지는 흔적도 없고, 아주 멋진 고속화 도로가 험준한 산악지대를 구불구불 휘감아 돌며 관통해 나가는 가운데 지나치는 Mt. Waterman 과 Winston Peak 사이의 Saddle 정도의 의미로 인식되어지는 곳이다.

Winston Peak의 정상까지는 편도 0.7마일정도의 짧은 거리이고 순등반고도도 약 500’에 불과한 아주 쉬운 코스이다. 그러므로 대개는 Winston Peak(7502‘)에 오른 후에 북동쪽 줄기를 타고 뒷쪽으로 내려가서 이어지는 또 하나의 봉우리(6903‘)에 오른 다음, 그곳에서 서쪽으로 휘어지는 Winston Ridge에 올라가서 산행을 한 다음에 등산시작점으로 돌아 나오는 코스를 추천한다. 이 경우에는 왕복 약 5마일 내외에 순등반고도는 1300’ 정도가 되는데 대략 4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Winston Ridge를 따라 서쪽으로 깊이 들어가며 답산을 해 봄으로써 아름다운 송림과 전망이 있는 행복한 산행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발길이 잘 닫지 않는 이 지역의 주변 산세를 입체적으로 잘 이해하게 되는 효과가 있어 매우 유익한 산행이기도 하다.

Winston 이란 이름의 유래는, 1900년에 Pasadena의 L. C. Lid Winston 이라는 은행가가 이 곳으로 사냥을 나왔다가, 몰아친 눈보라에 갇혀 동사했던 사건에서 비롯되어졌다고 한다. 지금처럼 도로나 자동차가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그 당시에는 이곳이 아주 멀고도 훨씬 깊은 산악지역이었을 것이겠다.


가는 길

I-210에서 La Canada의 Angeles Crest Highway (SR-2) 의 출구로 나와 북동쪽으로 33마일을 달리면 왼쪽에 “Cloudburst Summit 7018’” 라고 표시된 큰 표지판이 나온다. 길 왼쪽에 충분한 주차공간이 있고 차량통제 게이트가 있다. 이곳에 주차한다.

등산코스

북쪽의 차량통제 게이트를 바라보고 섰을 때, 세 갈래의 길을 볼 수 있다. 가운데로 있는 게이트를 통과하여 이어져 나가는 비포장도로를 따라가면 종국엔 Cooper Canyon Camp 에 닿게 된다. 오른쪽으로 갈라져 내려가는 작은 길은 PCT인데 이 길도 결국엔 Cooper Canyon Camp 에 이어진다. 우리는 북서쪽(왼쪽)의 산줄기 위로 올라가게 되는 발자취를 따라간다.

약간 서쪽으로 나아가는 등산로는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하며 기품있게 잘 자란 소나무들이 군데군데 솟아있는 바위들과 어우러져, 정갈하고 멋진 분위기를 자아내는 숲속으로 나아가다가 나중에는 북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대략 20여분이면 정상부에 이른다.

정상의 바위에 올라서면 북쪽으로는 Winston Ridge 와 Pleasant View Ridge가 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Goodykoontz Peak, Mt. Williamson을, 동남쪽으로는 Islip, Throop, Hawkins, Middle Hawkins, Baden Powell, Burnham 등의 산을 찾아 볼 수 있을 만큼 시야가 넓다.

북쪽으로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봉우리가 이 Winston Peak과 Winston Ridge를 이어주는 고도 6903‘의 산이다. 그 봉우리를 향해 내려가는데, 경사가 급한 곳을 피해 약간 오른쪽의 안전한 비탈면을 따라간다.

이윽고 Winston Peak과 6903’ Peak 의 남쪽 Saddle 에 이르게 되는데 길이 좌우로 갈라진다. 오른쪽 길은 Cooper Canyon Campground 로 이어지는 길이다.

우리는 왼쪽 길을 택하여 6903‘ Peak 의 서쪽 비탈을 횡단하며 뻗어가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곧 6903‘ Peak과 Winston Ridge 의 Saddle 에 이르게 된다.

오른쪽 길을 택해도 되는데, 이 경우에는 약 0.2마일을 나아가면 길이 다시 좌우로 갈라진다. 좌측길을 택한다. 6903’ Peak의 동쪽과 북쪽의 기슭을 가로지르는 경로로 대단히 수려한 전망을 보게 된다. 약 0.2마일을 가면6903‘ Peak과 Winston Ridge 의 Saddle 에서, 서쪽 비탈을 경유하는 길과 합류한다.

등산이 익숙한 분이라면 6903’ Peak 의 정상을 향하여 남쪽 Saddle에서 능선을 타고 똑바로 올라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정상에 올라서서 정상의 운치와 전망을 둘러본 후 다시 북서쪽 비탈면을 내려오면, 6903‘ Peak과 Winston Ridge 의 Saddle 에 합류케 되는데, 이 경우에는 1석3조의 산행이 되는 셈이다.

Winston Ridge는 6903’ Peak에서 거의 직각으로 서쪽으로 꺾어진 후 거의 반듯하게 뻗어 나간다. 최고점의 고도가 7003‘로 6903’ Peak의 정상과 거의 대등한 높이가 되는데, 정상등록부는 큰 소나무가 등산로를 가로지르며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곳에서 약 50m를 더 가서 있는 오른쪽의 바위들 틈에 놓여 있으니, 기암노송간을 거닐며 답산에 즈음한 소감 한마디를 사양치 말고 적어 볼 일이다. 등산시작점으로부터 약 2.5마일을 온 곳이다.

시간이나 체력의 여유가 있으면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을 따라 1마일쯤 더 걸어 나가보는 것도 좋겠다.

능선의 끝부분은 Station Fire의 마지막 불길에 그을린 상흔을 뚜렷이 볼 수 있는데, 이쯤에서는 오른쪽으로 Mojave 사막에 잦아들어가는 건조한 Pleasant View Ridge의 서쪽 끝부분을 볼 수 있고, 정면으로는 Bare Mountain, 그리고 그 왼쪽으론 끝이 다소 뾰쪽해 보이는 Mt. Pacifico 의 모습이 가깝다. San Gabriel산맥 최북단지역의 지형이나 산세에 대한 이해가 보다 깊어진다.

돌아오는 경로로는, 6903‘ Peak 의 남쪽 Saddle 에 이른 후에는, Winston Peak 정상에 다시 올랐다가 남쪽면으로 돌아 내려오는 코스보다는, 동쪽으로 산기슭을 우회하며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를 이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이 넓은 비포장 길을 따르면 결국엔 등산시작점에 차량통제 게이트로 막아 놓았던 바로 그 자리로 오게 된다.

Angeles Crest Highway는 고성능 스포츠카나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스피드를 즐기려고 대거 모여드는 산악도로로, 대단히 아름답지만 굽이굽이 치명적인 위험이 내재된 길임을 명심하여, 절대로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안전한 속도로 방어적인 서행운전을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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