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반도에서 시작된 로마는 왕국에서 공화제 그리고 황제국으로 변천을 하면서 오늘날 영국의 남쪽지역의 반, 독일 남부 지역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과 북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대제국으로 성장하였다.
처음에는 적으로 만나서 싸웠지만, 정복당하거나 항복하면 로마 제국의 일원이 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정복 전쟁으로 공동의 적을 상대하면서, 로마제국 이름 아래 황제에 대한 절대 충성을 맹세하며 단결을 하였다.
그러나 로마제국도 쇠퇴 하였고, 동아시아에서 이동한 훈(흉노)족에 밀린 게르만 민족이 로마 영내로 이동을 하면서 무너졌다.
그리고 그 자리엔 새로운 제국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문화적, 언어적 공통성을 유지하던 집단들의 전쟁이 벌어지면서 서고트 왕국(스페인), 동고트 왕국(이탈리아), 반달왕국(아프리카 북안), 부르군트 왕국(남 프랑스), 앵글로색슨 왕국(영국)으로 분열이 되었다.
그리고 476년 로마의 멸망 이후 르네상스가 일어나는 14세기까지 왕국의 멸망과 통합 분열을 계속 하였고, 이후 1차대전 2차대전 등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반복하며 수십개의 나라로 분열이 되었다. 하지만 2차대전에 대한 반성으로 느슨한 국가연합의 체제인 유럽연합을 구성하게 되었다.
슬라브 민족 중심의 유고 연방과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하면서 수많은 나라들이 독립을 하였고, 과거 한 연방 안에서 함께 살았지만 분리독립을 하면서 엄청난 살육 전쟁을 벌였고 지금도 전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키예프 루스에서 출발한 같은 슬라브 민족이다. 서 슬라브족인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 크로아티아는 가톨릭과 개신교를 믿고 동 슬라브족인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그리고 남 슬라브족인 세르비아, 불가리아는 정교회, 그리고 보스니아는 이슬람교를 믿는다.
유고 연방과 소비에트 연방 모두 슬라브민족 중심의 나라였지만 그 안에서의 분열로 서로 다른 상상의 정치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
서로 다른 왕국으로 1,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녔던 한반도의 고구려, 백제, 신라가 통일이 된 후 다시 후삼국으로 분열을 했고 고려에 의해서 재 통일이 되었다.
그리고 거란, 몽골과의 전쟁을 거치면서 백제 사람, 신라 사람, 고구려 사람이 아닌 고려인의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몽골과의 전쟁으로 피폐해진 고려의 재건을 위한 정체성 확립으로 이규보가 동명왕편을 썼고, 이후 이승휴가 왕이 올바른 정사를 펼치게 하기 위해서 제왕운기라는 역사시를 바치면서 한반도인들은 단군의 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하게 되었고 이후 조선왕조에서 더욱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코넬 대학의 베네딕트 리처드 앤더슨 교수는 민족은 “상상의 정치적 공동체”라고 했고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국가나 민족은 “스토리를 공유하는 집단”이라고 했다. 슬라브 민족처럼 같은 민족으로 출발을 했어도 함께 공유하는 스토리가 달라지면 분리가 되고 상상의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할 수가 없다.
그러나 로마나 유럽, 한반도처럼 다른 민족이라도 위기를 함께 극복 하는 스토리를 공유하면 상상의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할 수가 있다. 또 한 예로 미국 건국은 서로 다른 민족들이었지만 영국과의 전쟁을 함께한 스토리를 공유 하면서 미 합중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초기 백인 중심으로 공유되었던 독립전쟁의 스토리 공유 이후, 해방된 흑인들 그리고 새로 이민 온 남미와 아시아 지역의 이민자들은 미국 건국의 스토리 공유를 통한 상상의 정치적 공동체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흑인 노예 해방을 내세운 남북전쟁에 대한 스토리 공유는 남과 북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지금 미국은 상상의 정치적 공동체에 심각한 분열이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백인민족주의 이념화가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의 가치인 천부 인권에 바탕 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실현하는 과정에 대한 스토리 공유를 통해서 발전된 문명이라는 상상의 정치적 공동체로 결집을 해야 한다.
그것은 동등한 대우가 더욱더 필요한 소수계가 강력하게 미국의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을 발전시키는 노력에 선봉에 서야 가능 할 것이다.
그래서 소수계인 우리는 유권자 등록과 투표참여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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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