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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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도우며 사는 아름다운 세상

2022-03-09 (수) 이규성 / 와싱톤복지상조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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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복지상조회라는 민간 봉사단체에서 일을 보게 되었다. 여러 사람에게서 존경받고 계신 분이 회장에 선출되면서 함께 일을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 일이다.
봉사단체라고 했으니 당연히 유급 직원으로 채용되는 것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이 많아서 힘이 든다거나 어려운 일을 하는 자리도 아니다. 말 그대로 와싱톤 복지 상조회 회원님들을 위해 봉사를 하는 자리일 뿐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상조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첫눈에 띄는 것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사자성어였다. 군대 다녀온 경험이 있는 남성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분이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음직한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글 중에 “자손에게는 안심을, 배우자에게는 평안을…”이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유비무환(有備無患)이란 말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말로 진(晉) 나라 도공(悼公)이 전공(戰功) 이 많았던 부하 사마위강(司馬魏絳)에게 정(政)나라에서 보내온 값진 선물을 하사했는데 그가 이를 사양하면서 했던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말의 뜻과 같이 편안하게 살아갈 때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한다면 걱정할 일이 없다는 평범하면서도 지혜로운 정신이 바로 와싱톤 복지상조회가 지향하는 설립 취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설립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서 우리 상조회는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회원님들이 “미래”에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민간 봉사단체로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회원님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드렸고 앞으로도 도움을 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삶의 완성’을 위한 준비를 도와 드리기 위해 여러모로 준비를 하고 있다.

예컨대 상사시(喪事時)에 상조회 회원으로서 의무를 다하신 분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상조금을 지급해 드림으로써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기도 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묘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릴 뿐만 아니라 유족들에게는 장례절차와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 등을 제공해 드리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거나 돈을 모으는 일 등을 하는 사람도 있고,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위해서 운동을 하거나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나 보약 등을 찾는 사람은 있어도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준비는 소홀히 하고 있거나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은 ‘절대로 죽지 않을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거나 감당키 어려운 고통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을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측 할 수 있다.
내가 감당키 어려운 고통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 누군가가 나를 위해 작은 도움의 손길이라도 내밀어 준다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고통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복지 상조회는 바로 그러한 일을 감당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회원들이 모여서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언제든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우리 상조회야말로 ‘천사들의 모임’이 아니겠는가?

우리의 모임은 앞으로도 회원님들께서 어려운 일을 당하셨을 때 유비무환의 설립취지를 바탕으로 “자손에게는 안심을 배우자에게는 평안…”을 드리기 위해 성심껏 노력 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나비를 따라가면 꽃을 만난다”는 말 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손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는 상조회 회원들과 어우러져서 뜻을 같이한다면 나도 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한 알의 씨앗이 되었다는 기쁨과 만날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연락처/(703)999-9064

<이규성 / 와싱톤복지상조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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