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했을 당시 북미 대륙에는 학자마다 좀 다르나 대충 1,200만 명 내지 3,000만 명이 살았다고 한다. 버지니아에도 7개 족이 살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포우하탄(Powhatan) 이며 추장 딸의 이름이 포카혼타스다. 그녀는 최초로 영국 사람과 결혼하였고 영국을 방문하여 화제가 된 여인이다. 물론 알곤킨 어를 쓰는 이들 포우하탄 족은 버지니아 제임스타운에 정착하기 시작한 영국 개척자와 잘 지냈다. 그리고 당시에는 미국 전체에 체로키, 아파치, 나바론, 수, 샤이안, 타코다 등 많은 인디언 부족들이 그들만의 언어를 구사하며 살았다.
이러한 사실을 콜럼버스가 잘못 알고 이들을 그냥 통칭하여 인디언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미 대륙의 원주민이지 인디언이란 단어를 알지도 못했고 더군다나 그렇게 불린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이들 중 아파치족들은 포우하탄 족과는 다르게 약탈을 서슴지 않았고 사냥으로 먹고사는 부족이었다.
그런데 만일 오늘날의 버지니아 포우하탄 족의 후예가 미 개척자들과 잘 지낸 후예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아파치 원주민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인디언으로 둔갑시키고 내 조상 인디언이 매우 용감하며 미 기병대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라고 소리치면 모두들 허탈한 냉소를 지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해괴한 짓을 한국 역사가라는 사람들이 저지르고 있다. 마치 스페인 사람들이 인디언이라고 이름 붙였듯이 고대 중국인들이 만리장성 동쪽사람들을 그냥 동쪽에 사는 오랑캐들, 동이(東夷)라고 불렀었다. 그러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네들은 말갈족, 여진족, 고려족, 선비족, 한(韓)족 등으로 알고 살았지 자기들이 동이라고 불리는 것에 관심도 없었다.
기가 막히게 한국의 일부 자칭 역사가들이 자기는 한(韓)족 임을 망각하고 있지도 않은 동이족(族)이란 단어를 만들고 말갈족이 요나라를 세우고,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와 청나라를 세운 것을 두루뭉술 동이족이란 해괴한 단어를 사용하여 우리 조상이 동이족이고 동이족이 그런 나라들을 세웠다고 허풍을 떨고 있다.
왜 이런 이야기를 새삼 하느냐 하면 지난주 나의 유튜브를 비롯한 여러 채널을 통하여 글들이 쏟아져 들어왔는데 그 글들이 온통 베이징 올림픽 뉴스 특히 중국이 스포츠 정신에 가당치도 않은 짓거리와 온통 환단고기를 비롯한 여러 고대 역사랍시고 허풍의 엉터리 고대사들이었다.
나는 우려와 함께 문득 ‘혹 떼러 갔다 혹 붙여 온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사실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이 얼마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을 하고 또 떼를 잘 쓰는가를 보았다. 그들은 이미 동북공정에서 결론 내렸듯이 요, 금, 청 등은 중국의 역사이요, 현재 중국의 영토이며, 중국의 소수 민족인데 한국이 동이족이란 종족을 만들고 자신들이 동이족의 한 뿌리라고 고백했으니 한국의 역사도 더 나아가 한국의 영토도 중국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강변할 것 같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는 말이다.
일부이겠지만 자칭 역사가들에게 한(韓)족인 우리를 존재하지도 않는 동이족이란 단어를 만들고 거란, 말갈, 여진족의 역사에 끼어들어 얻는 것이 무엇이기에 그리 애쓰고 있는가 묻고 싶다.
더 나아가 중국인들이 동쪽 오랑캐이라는 동이(東夷)들 중에 자기 나라 말과 글자를 아직도 지키고 있는 우리의 슬기로움을 생각해 본적이 잇느냐 묻고 싶다. 그리고 원이 중국을 제패했을 때에 고려만은 왕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주를 시집보내는 사실을 음미하며 한(韓)의 자존심을 지켰음을 생각해보았느냐 묻고 싶다.
오래전부터 갈파한 것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주장하여야 한다.
“중국은 중국, 만주는 만주, 한국은 한국이다. 그리고 현재 중국이 만주의 역사, 문화를 동북공정이란 이름으로 강탈해 갔다. 역사 바로 세우기의 첫 발은 만주족 그리고 만주국의 독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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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 문인/ 맥클린,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