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을 다시 소환해야 하는 이유
2022-02-21 (월)
박영남 광복회 미국서남부지회 고문
오래전에 옐로우스톤에 가본적이 있다. 빠듯한 미국생활에 닷새 정도가 필요한 여정을 위한 시간내기가 만만치 않아 미루고 미루다가 큰맘 먹고 가보았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아이맥스 영화관이 있어 우연히 들어가 보았는데 한시간 짜리 영화가 나의 눈을 열어주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본시부터 큰 나라가 아니었다. 1620년에 영국의 왕정을 반대하는 청교도 선조들 120명이 네덜란드를 거쳐 미국의 동북부 지방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소수 중의 소수였다. 150년 후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선언을 하고 미국을 건국했을 때 당시의 인구는 고작 240만 정도였다.
동부의 13개주 밖에 안 되던 미국이 결정적으로 오늘의 부자나라가 된 것은 한 여성의 헌신을 통한 영토 확장이었다. 그것이 그 영화의 내용이었다. 독립한 미국이 서부에 눈을 돌려 서부로 진출하려 했으나 험로가 가로막고 있어 방법이 없었다. 그때 탐험대가 서부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길안내를 맡아 도와준 여성이 현지사정을 잘 아는 새카가위어라는 원주민 인디언 여성이었다. 미국은 중부의 광대한 루이지애나 영토를 프랑스로부터 구매하여 획득하게 되었지만 활용방도가 없었는데 그녀의 도움으로 옐로우스톤을 거쳐 태평양에 이르는 길을 발견하게 되었고 곧이어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로 서부의 끝까지 확장되어 오늘의 거대한 미국이 되었다. 그녀의 얼굴은 미국 동전에 나온다.
오늘날 한인사회는 제자리에 주춤해서는 안 된다. 미래를 바라보고 개척해나가는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이민1세를 너머 1.5세와 2세를 아우르는 확고한 신념과 정신이 요청된다. 한인사회를 한데 묶어 미래를 개척하려는 탐험대가 필요하고 길 안내자가 있어야한다. 현실에 안주하여 13개 주로 만족하고 살았다면 오늘의 미국은 없고 미주 한인사회도 존재하지 않는다.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의 날을 미국민들이 최대의 국경일로 경축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자기존재의 확인과 오늘의 번영에 대한 기쁨의 표현이다.
1919년 3월1일에 불과 33인이 조선의 독립을 선언했을 때 우리의 모국은 타국의 식민지였다. 탑골 공원에서의 함성은 곧 뒤따라 전국적으로 퍼져나가고 온 나라는 독립의 의지로 들끓었다. 그후 한 세기가 지나고 오늘날 우리의 모국은 우뚝 서는 나라가 되었다. 현재 일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를 한때 지배했던 일본과 같고 조만간에 넘어선다고 한다.
한인 이민사회도 미래를 향한 비전과 꿈이 있어야 하겠다. 차세대와 후세를 위하여 한인들의 독립정신과 자긍심이 지속적으로 계승돼야 할텐데 최선의 방법은 선열들의 3.1정신으로 다시 한번 서로를 일깨우고 다짐하는 일을 계속 반복해야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커뮤니티에 3.1운동을 다시 소환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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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남 광복회 미국서남부지회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