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어머니를 찾습니다
2022-02-14 (월)
이은경 산타크루즈 코리안 아트 갤러리 관장
얼마 전 자신이 한국 입양아라는 한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나에게 메시지가 왔다. “친어머니를 찾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도와주세요.”
생후 3개월 동안 입양단체 봉사자의 보호를 받은 후 미국의 가정으로 입양되어 매사추세츠에서 자란 그녀는 친어머니를 찾고 있다고 했다. 유전자 감식 단체를 통해 유전자 검사를 받고 친엄마를 애타게 찾았지만 아직까지 찾지 못했단다.
딸 같은 나이의 그녀가 애타게 친엄마를 찾는 마음이 짠했다. 그리고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의 허락을 받고 그녀의 신상과 입양된 과정, 친엄마에 대한 내용을 글로 써주기로 약속을 했다.
그녀의 이름은 장혜리다. 사랑을 많이 받고 밝게 자라라고 친어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입양 서류에 적혀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평택 박애병원에서 1987년 5월27일에 태어났다. 입양 서류에 친엄마 이름은 장경자씨로 154센티미터 키에 눈 쌍꺼풀이 있고 밝고 명랑한 성격이라고 돼있다. 1966년생으로 가평에서 3녀 중 장녀로 태어났으며 21세에 장혜리씨를 임신한 것을 미국인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집안 형편은 어렵고 자식을 키울 여력이 없었던 장경자씨는 에스터 입양단체의 도움으로 출산을 한 후 딸 장혜리씨를 미국으로 입양을 보냈고, 몇 년 뒤인 1991년 1월18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는 기록이 마지막인데, 그후 그녀의 행적을 찾을 길이 없다고 한다.
장혜리씨는 얼마 전 방광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데 올해는 꼭 친엄마를 만나고 싶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녀는 원망 대신 “친엄마가 어린 나이에 낳은 자신을 포기하고 입양을 보낼 때 얼마나 슬프고 가슴이 아팠을까? 엄마가 미국으로 이민을 온 것을 보면 엄마도 나를 찾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문에 사람 찾는 광고도 내보고 한국 정부기관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친엄마로 추정되는 장경자씨의 생년월일 정보를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장혜리씨가 오랜 세월 그리워한 친어머니를 꼭 만나게 되길 기도하면서 이 글을 쓴다. 혹시라도 미국 땅 어디엔가 살아계신 어머니 장경자씨가 이 글을 보고 딸을 만나겠다는 소식을 전해 오길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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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산타크루즈 코리안 아트 갤러리 관장>